‘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의미다. 9일 2차전에서 두산의 발야구가 그랬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두산은 이종욱, 정수빈, 민병헌 등 준족들을 앞세워 적극적 베이스러닝을 예고했다. 좌익수가 주 포지션인 김현수를 1루수에 배치한 것도 발 빠른 외야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용병술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적극적이었던 베이스러닝은 아쉬움만을 남겼다.
먼저 이날 6회초 1사 후 중전안타를 치고나간 김재호가 이종욱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실패하면서 공격의 맥이 끊겼다. 7회초에는 선두타자 정수빈이 번트안타 때 타구를 잡은 넥센 투수 밴 헤켄의 악송구를 틈타 2루까지 뛰다가 우익수 유한준의 정확한 송구에 걸렸다. 두산으로선 불운이었다. 10회초 1사 후에도 오재원이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친 뒤 강정호의 악송구 때 2루까지 뛰었지만, 결국 1루수 박병호의 호송구에 잡히면서 공격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두산은 1차전에서도 정수빈이 2차례나 주루사를 당했다. 결과적으로 김현수를 1루수로 돌리면서 오재일, 최준석 같은 장타자들을 주전으로 쓰지 못하는 손해까지 감수하면서 강행한 ‘발야구’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반면 넥센은 과감한 베이스러닝보다는 번트로 안정성을 높였고, 8회에는 두산 투수 홍상삼의 3차례 폭투를 발판 삼아 한 베이스씩 더 진루하면서 1-1 동점에 성공했다. 승부가 갈린 10회에는 사구로 출루한 박병호가 오현택의 견제 실책 때 3루까지 진루해 끝내기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과 달리 넥센에는 행운이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