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광 “마흔살 어린 선수도 있으니 감독이 젊어져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0일 03시 00분


■ 프로농구 역대 최고령 사령탑 삼성 김동광 감독

지도자 생활 31년째를 맞은 프로농구 역대 최고령 사령탑 김동광 삼성 감독(60)이 8일 서울 잠실학생 체육관에서 SK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작전판을 든 채 카메라 앞에 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지도자 생활 31년째를 맞은 프로농구 역대 최고령 사령탑 김동광 삼성 감독(60)이 8일 서울 잠실학생 체육관에서 SK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작전판을 든 채 카메라 앞에 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장면1.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프로농구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현장에서 만난 삼성 김동광 감독(60)은 젊은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베크롬비’라는 브랜드의 꽉 끼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 장면2. 10월 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SK와의 연습경기를 마친 김 감독은 경기장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선수단 회식 장소로 정했다. 평소 고깃집이나 대폿집을 즐겨 찾던 그는 부지런히 ‘칼질’을 했다.

올해 환갑을 맞은 프로농구 역대 최고령 사령탑인 김 감독은 6·25전쟁 기간인 1951년에 태어나 실제 우리 나이로는 63세다. “많게는 40년 가까이 어린 선수들과 소통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야죠. 최신 걸그룹이 나오는 TV 프로그램도 자주 봐요.” 외모에서 풍기는 강한 카리스마로 유명했던 김 감독은 요즘 부드러워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12일 2013∼2014시즌 개막을 앞둔 김 감독의 감회는 남다르다. 1983년 바레인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시작한 지도자 인생이 어느덧 31년째를 맞았다. 삼성과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았기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지난 시즌 김 감독이 복귀한 삼성은 전년도 꼴찌의 부진에서 벗어나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당시 특급 신인 선발을 위한 고의 패배 바람이 불었지만 김 감독은 선수 출신 이성훈 단장과 함께 정도를 고집했다.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은 1.5%의 확률을 뚫고 고려대 주전 가드 박재현을 선발해 화제를 뿌렸다. 김 감독은 “기적이 일어났다. 룰과 원칙을 지켜야 운도 따른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은 김승현이 부상으로 빠지고도 지난 정규리그 챔피언 SK와 팽팽한 접전 끝에 73-73으로 비겼다. 연습경기여서 연장전은 없었다. 경기를 지켜본 한국농구연맹 고위 관계자들은 “약체라던 삼성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고 입을 보았다. 국내 경험이 풍부한 득점왕 출신 제스퍼 존슨(198cm)의 정교한 공격력은 여전했다. 마이클 더니건(203cm)은 장신과 탄력을 앞세워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을 도맡았다. 처음 주장을 맡은 김승현도 책임감 속에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삼성의 전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 조직력을 끌어올려 4강 진입을 향해 하나로 뭉치겠다. 이 나이에 벤치를 지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김동광#최고령#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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