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대회 현장에선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에 대한 원성이 쏟아졌다. 목포국제투척대회와 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 등 각종 지방 대회에는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2009년 연맹 회장에 취임한 뒤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들은 "뭔 일인지 모른다"는 말만했다.
마라톤 및 육상 대회에 회장이 다 참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육상인들은 "연맹을 책임졌으면 현장을 돌아다니며 현실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육상 원로는 "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뒤 연맹에도 1주일에 단 한번 나온다. 이렇게 현장을 무시하고 어떻게 육상발전을 얘기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에서 잘 나가던 분이라 공사다망할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오 회장이 연맹을 맡은 뒤 한국육상은 여전히 퇴보하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우승한 뒤 각종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단 하나의 개인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을 구경할 수 없었다. 사정이 이러니 육상인들조차 "한국육상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는 '참가에 의의가 있다'는 올림픽 정신을 너무 잘 실천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말을 하고 있다.
한국 마라톤은 이번대회에서 14명이 출전한 남자부에서는 5명만이, 9명이 출전한 여자부에서는 3명만이 완주했다. 오 회장은 이렇게 망가지고 있는 한국마라톤의 현실을 알고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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