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이 긴급히 외국인선수를 바꿨다. 기업은행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 외국인선수 카리나 오카시오 클리맨테(이하 카리나)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카리나는 2008∼2010시즌 흥국생명에서 활약했다. 구단은 8월에 입국해 약 두 달간 손발을 맞춰온 우크라이나 출신의 올레나 소콜로브스키가 일신상의 이유로 계약을 종료하고 본국으로 귀국한다고만 했다. 그 사유가 조금 복잡하다. 개인이나 가정으로 봐서는 축복이지만 구단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올레나는 한국에서 훈련도중 깜짝 임신을 했다. 외국인선수가 임신으로 중도교체된 것은 V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엄마 선수 올레나는 남편을 미국에 두고 일찍 한국에 와서 팀 훈련에 참가했다. 힘든 훈련에 적극적이어서 이정철 감독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좋은 편이었다.
아무 일 없이 시즌을 함께 갈 예정이었지만 남편이 8월 아내를 만나러 한국을 찾은 것이 변수였다. 남편의 방한기간 동안 함께 생활한 올레나는 계획하지 않았던 임신을 했고, 이 사실을 감독에게 알렸다. 2일 에이전트, 구단직원과 병원을 찾은 결과 임신이 확정됐다. 올레나는 사흘간 고민하다 결국 아이를 낳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해지했다. 올레나는 5일 조용히 출국했다. 기업은행은 시즌 도중 임신금지 등의 조항도 계약서에 넣어뒀지만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자 방법이 없었다. 이 감독은 두 달간 함께 고생했던 시간들을 아까워하며 가슴만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