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솔로포…좌완엔 최준석 공식 증명 박병호 동점포로 침체된 팀 분위기 반전 PS 18번째 대타 홈런…준PO 대미 장식
‘딱!’
적막이 흘렀던 목동 밤하늘에 시원한 방망이 소리가 긴 승부의 끝을 알렸다. 경쾌한 타격음을 낸 주인공은 두산 최준석(31)이었다.
최준석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구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에서 3-3으로 양 팀이 팽팽하게 균형을 이룬 연장 13회초, 선두타자 이종욱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넥센 강윤구를 상대로 짜릿한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번 준PO에서 최준석은 3차전 4번타자로 나서 홈런을 터뜨리는 등 최고조의 타격감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4, 5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상대 우완 선발투수 공략을 겨냥해 김진욱 감독이 오재일을 중용했기 때문이었다.
14일 준PO 5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최)준석이는 타격감이 매우 좋다. 상대 좌완투수가 등판했을 때 대타 카드로 쓰겠다”며 최준석의 활용 방안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13회 넥센이 좌완 강윤구를 마운드에 올리자 곧바로 최준석을 대타로 기용했고, 최준석은 대타 홈런으로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포스트시즌 역대 18번째 대타 홈런이었다.
최준석의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두산 벤치는 초상집 같았다. 두산은 4회 이원석의 3점 홈런과 선발 유희관의 7이닝 1안타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9회 2사까지 3-0으로 앞서면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고 했던가. 마무리로 내세운 에이스 니퍼트가 박병호에게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한 것. 두산 덕아웃은 침묵이 흘렀다. 경기가 밤 10시를 넘어가면서 앰프 사용도 중단 된 상황. 소강 상태가 이어지면서 관중석도 조용했다.
침묵 속에 터진 최준석의 홈런에 힘입어 고요했던 두산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민병헌의 1타점 적시타와 오재원의 3점 홈런으로 13회에만 대거 5점을 뽑았다. 결국 두산은 5차전에서 8-5의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기적 같은 2연패 후 3연승의 ‘리버스 스윕’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연장 침묵을 깬 최준석의 홈런은 쓰러져 가던 두산 선수단과 팬들에게 숨을 불어넣는 인공호흡기이자 넥센과의 긴 승부에 종지부에 끝을 알리는 마침표였다. 준PO 4경기에 출장해 2홈런 포함 6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린 최준석은 기자단 투표에서 68표 중 35표를 얻어 준PO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이렇게 프로야구 준PO는 또 한 명의 ‘가을영웅’ 탄생을 알리며 2013 포스트시즌 제 1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