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역전 결승골 손흥민, 홍명보호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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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6일 07시 00분


15일 말리와 평가전에서 후반 1분만에 대표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손흥민(왼쪽)이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은 구자철.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15일 말리와 평가전에서 후반 1분만에 대표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손흥민(왼쪽)이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은 구자철.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말리와의 평가전서 후반 1분 대포알슛
홍명보 감독 선발 출격 기회 골로 보답
1승3무3패 홍명보호 귀중한 1승 추가

손흥민 “팀이 잘 했다…자신감 얻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스스로를 ‘스페셜 원(Special One·특별한 존재)’이라고 했다. 전 세계에서도 가장 알아주는 초호화 군단으로 손꼽히는 첼시이지만 무리뉴는 그 어떤 스타들보다 관심을 받는다.

국 가대표팀 홍명보호는 이와 반대였다. 물론 홍명보 감독 본인이 한국축구를 대표한 최고 스타로서 많은 대접을 받지만 본인도 이를 꺼려할 뿐 아니라 선수들 중에서도 누군가 홀로 튀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 7월 공식 출범 이후 선언한 대표팀의 슬로건도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이다. 하지만 대표팀이 A매치를 위해 소집될 때마다 특정 선수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까지 막을 수는 없다.

요 즘 한국축구의 ‘대세’는 손흥민(21·바이엘 레버쿠젠)이다. 국내뿐 아니라 외신들의 찬사도 끝이 없다. 하지만 홍 감독의 생각과 행동은 단호했다. 12일 브라질 평가전(0-2 한국 패) 출전 시간이 적은 것(후반 19분 교체투입)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그는 “대표팀이 손흥민을 위한 팀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다시 한 번 팀 전체를 위한 ‘원(One)’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고 홍 감독이 손흥민을 완전히 배제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위축될지 모를 제자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안겼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3번째 선발 출격 찬스였다.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 평가전에 왼쪽 윙 포워드로 나선 손흥민의 움직임은 독기가 서려 있었다. 내내 날카로웠다. 항상 우려를 자아내온 동료들과 호흡도 아주 좋았고 적극적인 침투와 과감한 돌파, 정확한 슛으로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1년 경기장 개장 이래 역대 최다관중(2만6118명)이 운집한 천안벌에서 손흥민은 펄펄 날아다녔다. 전반 14분과 17분 각각 왼발과 헤딩슛으로 분위기를 끌어온 손흥민의 발끝은 후반 1분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말리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피해 절묘하게 연결한 이청용(볼턴)의 패스를 문전 오른쪽 한복판에서 가슴 트래핑을 한 뒤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 통산 20번째 출격에서 터뜨린 5호 골이자 홍명보호 체제에서는 3호 골. 손흥민은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의미도 상당했다. 1-1 팽팽한 스코어의 균형이 깨진 순간이자 홍명보호가 두 번째 승리를 예감하게 된 짜릿한 득점이었다. 홍 감독은 결전에 앞서 “브라질전에서 얻은 자신감을 올해 남은 A매치 일정에서 고스란히 이어가려면 반드시 말리를 꺾어야 한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전까지 홍명보호는 7차례 A매치에서 1승3무3패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었다. 손흥민이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말리전 통해 우리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아닌 팀이 더 잘한 것이다. 결승골은 큰 의미가 없다. 이번 경기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소속팀에서도 분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천안|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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