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말리 평가전은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공식 수용 인원이 3만여 명으로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사상 첫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를 치르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 평가전은 천안에서 열린 단일 스포츠 종목 중 최대 규모 행사였다. 과거 프로축구팀 천안 일화(현 성남 일화)의 연고 구장이던 이 경기장은 2001년 제82회 전국체전, 2007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등을 개최했는데, 이후 스포츠 이벤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6만5000명 수용 가능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빅 팀과의 A매치와 직접 비교는 어려워도 적어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브라질 초청료가 원체 높아 적자가 당연했지만 말리전은 그렇지 않다. 월드컵경기장과 달리 스탠드 구역을 나누기 어려워 5만 원짜리 1등석과 2만5000원 2등석(비지정석)으로만 구분했어도 관중 유치에는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관심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의미를 전했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취임 이후 서울 중심이던 A매치 장소를 지방으로 폭 넓게 돌리고 있다. 수원-인천-화성-울산-전주-천안 등 수도권과 먼 지방까지 A매치를 개최했다. 많은 호응에 향후에도 A매치 지역 분산 개최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다만 개선이 필요한 문제도 있다. 천안 시내에 대표팀이 머물 만한 마땅한 숙소가 없어 청주의 한 호텔에 여장을 풀어야 했다. 그 탓에 홍명보호는 평가전 전날(14일) 마무리 훈련과 공식 인터뷰를 오전 일찍 마치고, 곧장 선수단 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다. 마지막 팀 훈련과 기자회견은 대개 경기 시간에 맞춰 결전 현장에서 진행된다. 여기에 대부분 종합운동장 관중석은 지붕이 없어 기상 조건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말리전도 간간이 흩뿌리는 빗줄기에 일부 팬들은 우의를 걸치고 관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