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느낌이 좋았다” 매팅리 “류현진 믿었다”

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 다저스, 반격의 1승…그 주인공은 류현진

류현진, 불펜서 몸 풀 때부터 컨디션 최상
“큰 경기일수록 초반 중요…초구부터 전력”

매팅리 “시즌 내내 호투…오늘도 마찬가지”
“홈서 첫 승…시리즈는 이제부터 시작” 자신

홈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따내며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지만,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의 표정은 담담했다. 시즌 초반 다저스의 부진이 거듭됐을 때 류현진(26)의 호투가 경질설을 잠재운 전례가 있어서일까. 매팅리 감독은 “시즌 내내 큰 경기일수록 더욱 힘을 내 호투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였다”며 말문을 열었다. 15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선승제)에서 류현진이 강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맞아 7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끈 것이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패장인 마이크 매서니 카디널스 감독 역시 “정규시즌에도 류현진에게 고전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볼카운트 조절이 매우 뛰어났다. 5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로 더블 아웃된 것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에서 혼자 2승을 도맡았던 팀의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를 내세우고도 루키 류현진과의 투수전에서 밀려 3연승에 실패한 아쉬움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났다.

이날 최고 95마일(153km)까지 찍은 류현진의 직구에 대해 매팅리 감독은 “평소 80마일대 후반에 머물 경우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류현진의 직구에 힘이 느껴지더라. 직구가 통하니 다른 변화구의 위력도 배가됐다”며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호투한 류현진과 부상 투혼을 발휘한 핸리 라미레스, 11타수 무안타의 슬럼프를 극복하고 2개의 안타를 때린 야시엘 푸이그가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류현진도 “불펜에서 몸을 푸는데 느낌이 좋았다. 지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7일 NLDS 3차전)에서 초반에 무너졌기 때문에 오늘은 무조건 초구부터 강하게 던지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큰 경기일수록 초반 흐름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림픽(2008년 베이징),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시리즈 등을 경험해봤는데 오늘 경기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팀이 2연패를 당하고 (다저스타디움으로) 돌아온 터라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부상을 당했지만 출전을 감행한 라미레스와 (안드레) 이디어로 인해 나도 더 잘 던져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2연패를 당해 힘든 상황이었지만 우리도 홈에서 첫 승을 거뒀기 때문에 시리즈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늘 경기처럼 적시에 점수를 내준다면 얼마든지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한 매팅리 감독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다저스타디움｜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