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 V리그 훈련캠프를 가다] 책 읽고 마음 닦는 선수들…새 시즌 무기는 변화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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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7일 07시 00분


LIG손해보험은 올 시즌 변화와 희생을 통해 팀 문화를 바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IG 레프트 주상용(왼쪽 맨 위)이 9일 KEPCO와 연습경기에서 상대 블로킹 벽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사진제공|LIG손해보험배구단
LIG손해보험은 올 시즌 변화와 희생을 통해 팀 문화를 바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IG 레프트 주상용(왼쪽 맨 위)이 9일 KEPCO와 연습경기에서 상대 블로킹 벽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사진제공|LIG손해보험배구단
■ 개막 D-16 새로운 팀 문화 정착 내세운 LIG손해보험

문용관 신임 감독 솔선수범·희생 자세 강조
이경수·김요한에 공격보다 수비 헌신 주문
리시브와 정확한 연결 등
팀플레이 주 목표
새 용병 에드가와 젊은 세터들 호흡도 관건

프로배구 남자부 LIG손해보험의 시즌 키워드는 변화와 희생이다. 아직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 나가보지 못한 팀. 20점 이후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스스로 무너지던 LIG선수들이었다. 5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문용관 감독이 그런 선수들에게 요구한 단어가 변화와 희생이었다. 문 감독은 “밖에서 보고 들었던 문제는 내부에서 봐도 같았다. 전술적으로는 조직력 부족, 정신적으로는 위기극복을 원하는 구성원들의 의지, 목표의식이 약했다”고 평가했다. 문 감독은 해결을 위해 뜻밖에도 책을 택했다. 숙소에 미니 도서관을 두고 선수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했다. 책을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눈을 가지게 하려는 뜻이었다. 선참의 솔선수범도 요구했다. 중요한 순간 후배가 실수를 하더라도 인상 쓰지 말고 등을 도닥이며 함께 힘을 합치게 만드는 그런 선배의 자세를 요구했다.

● 변화 변혁 그리고 혁신

새로운 팀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선수들 스스로가 바꾸고 노력하는 변화를 택했다. 이 작업이 실패하면 위로부터의 변혁, 마지막 단계로는 혁신을 생각하고 있다.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선수가 이경수와 김요한이다. 최고 베테랑 이경수에게 공격수보다는 수비수로서의 역할을 주문했다. 3차례나 설득해 주장도 맡겼다. 김요한에게는 자존심을 내려놓으라고 했다. 문 감독은 김요한에게 “레프트로서 성공한 적이 없다. 처음 레프트를 맡은 신인이라는 생각으로 진정으로 겸손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새 외국인선수 에드가(호주)는 수비능력의 한계 때문에 라이트로 고정한다. 김요한과 이경수를 레프트로 함께 쓸 수밖에 없다. 이경수에게 수비의 헌신을 주문한 이유다. 도박이지만 팀의 기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에드가를 선택한 기준도 심성이었다. 힘들어도 제 몫을 해주면서 국내배구에 잘 적응하는 선수를 원했다. 3명의 후보 가운데 높이와 파워에서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폴란드와 쿠바를 상대로 날아다니던 높이의 위력을 믿었다. 공격타점은 무려 370cm. 아시아선수권을 마치고 7일 입국해 본격적인 팀 훈련에 들어갔다. 주전세터와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추느냐에 포인트를 두고 마지막 조율을 하고 있다.

● 훈련의 목표는 연결과 성공률

KOVO컵 뒤 2주간 휴식이었다. 다른 팀보다는 휴식이 길었다. 이후 본격적인 체력강화 훈련을 했다. 수원 LIG인재니움 지하훈련장에서 체력 인터벌 스피드훈련을 해왔다. 이탈자는 없었지만 10월 들어 선수들이 돌아가며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불안요소다.

기술훈련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팀플레이. 수비에서 연결되는 세터의 토스, 2단공격 성공률을 높이려고 했다. 지난 시즌 LIG의 2단공격 성공률은 30∼40%%였다. 60∼7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다. 좌우에서 5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하느냐 여부가 시즌 성공의 관건이다.

지난 시즌 공격종합 부문에서 LIG는 49.01%%의 성공을 기록했다. 삼성화재가 56.32%%, 현대캐피탈이 52.70으로 2위였다. LIG는 대한항공에 이은 4위였다.

서브 리시브도 LIG의 오랜 숙제다. 시즌 성공률이 30∼40%%에 불과했다. 문 감독은 “50%% 이상이면 제대로 된 팀플레이가 가능하고 60%% 이상이면 어떤 팀과 해도 승산이 있다. 리시브가 좋은 팀은 연속실점을 하지 않는다. 남자 선수들은 힘이 있어 누구나 공격이 가능하다. 받아내고 연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리시브와 정확한 연결이 훈련의 목표다”고 했다.

배구도 기록되지 않은 범실이 있다. 공격수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와 높이 타이밍으로 공을 올려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LIG는 그 능력이 유독 약했다.

● 불안요소 희망요소

FA선수 이경수, 김요한과 재계약해 전력의 손실은 없었다. 레프트 김나운이 군에서 제대해 복귀했다. 부상으로 은퇴했던 정기혁이 복귀해 허약한 센터라인을 보강했다.

불안요소는 34세의 이경수가 얼마나 버텨줄지다. 김요한도 상대의 공격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리시브와 디그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한다. 국가대표 리베로 부용찬이 국제경기 경험을 통해 수비능력이 업그레이드 된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문 감독은 승률 50%%를 목표로 시즌을 운영한다.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5할 승률이 1차 목표다. 2, 4라운드 일정이 빡빡해 초반에 많은 승수를 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2,3년차 젊은 세터들이 선배 공격수를 어느 정도 리드할지가 궁금하다.

“결국 경기는 선수가 한다. 조직력의 배구를 원하지만 불안감은 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먼저 신경 쓰고 희생하는 모습을 통해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변화된 모습에 팬들이 관심을 가지고 우리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목표다.” (문용관 감독)


수원|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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