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핫이슈] 인터넷 예매 44분만에 매진…잠실 ‘흥행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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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7일 07시 00분


13년 만에 가을잔치에서 ‘한 지붕 두 가족’이 만났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맞이한 LG 팬들(오른쪽 사진)과 ‘잠실 라이벌’ LG를 상대로 자존심을 지키려는 두산 팬들이 16일 PO 1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관중석을 가득 메운 채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13년 만에 가을잔치에서 ‘한 지붕 두 가족’이 만났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맞이한 LG 팬들(오른쪽 사진)과 ‘잠실 라이벌’ LG를 상대로 자존심을 지키려는 두산 팬들이 16일 PO 1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관중석을 가득 메운 채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LG와 두산, 13년만에 가을잔치서 만났을때

평소 친했던 양팀선수들, 배팅볼 신경전
홍성흔 “지쳐도 LG에 지는건 용서 안돼”
앰프 사용 자제 합의에도 응원전은 과열


16일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한 지붕 라이벌’ LG와 두산의 맞대결 덕분에 ‘가을잔치’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평소에도 ‘친한 동료지만 질 수는 없다’던 양 팀이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격돌한 만큼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팽팽했다.

● 한 치 물러섬 없는 라이벌 의식

두산의 전신 OB가 연고지를 대전에서 서울로 옮겨오면서부터 두 팀 간에는 ‘절대 질 수 없는’ 관계가 형성됐다. 역대 4번째 ‘덕아웃 시리즈’가 완성된 만큼 양 팀의 각오는 대단했다. 두산 홍성흔은 경기 전 “준PO에서 5차전까지 치르고 와서 힘들다고 하지만, 다른 팀도 아닌 LG에게 지면 용서가 안 될 것이다. LG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LG 박용택도 “크게 긴장할 건 없다. 평소와 조금 다른 어린이날 경기 정도로 생각하겠다”며 담담하게 말했지만, 0-2로 뒤진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양 팀 선발인 LG 류제국과 두산 노경은도 1회 2점씩을 주고받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 응원전도 뜨거웠다!

포스트시즌에는 선수들뿐 아니라 팬들의 응원전도 불을 뿜는다. 이날도 잠실구장은 양 팀 팬들의 응원소리로 가득 찼다. 사실 하루 전 PO 미디어데이에선 양 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앰프 소리를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 요구를 받아들여 응원소리를 제재하기로 했다. 양 팀 응원단이 준비한 앰프의 출력은 두산이 8킬로와트(KW)였고, LG가 18KW였지만 KBO의 중재 하에 8KW 이하로 줄기이로 합의했다. 이밖에도 징, 꽹과리 같은 소음이 발생하는 응원도구도 금지하고, 축포에 릴테이프(비닐테이프)도 쓰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경기가 팽팽하게 흘러가자 앰프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장내방송이 나올 정도로 양 팀의 응원전은 과열됐다.

● 배팅볼 신경전?

LG 선수들은 1루 덕아웃을 사용하기 때문에 경기 전 훈련 때도 1루 라커룸을 쓰는 두산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었지만 평소 잠실구장을 함께 쓰면서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LG가 홈팀일 때 경기 후 양 팀 선수단이 복도에서 마주칠 것을 방지해 승리팀이 그라운드로, 패전팀이 복도로 이동하는 정규시즌의 룰을 이번 PO에도 적용하며 서로를 배려하기도 했다. 그래도 라이벌은 라이벌이었다. 원래 원정팀은 훈련 때 홈팀의 배팅볼을 사용한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인 만큼 LG가 두산에 ‘LG는 LG 배팅볼을, 두산은 두산 배팅볼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약간의 마찰을 빚은 뒤 결국 두산이 LG의 배팅볼로 훈련하긴 했지만, 이처럼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도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 최고 흥행카드 완성!

LG-두산의 PO 1차전은 인터넷 예매가 시작된 지 44분 만에 입장권 매진을 기록했다. 이미 KBO가 매진을 발표했고 일부 취소된 표도 추가 판매가 완료됐지만, 이날 잠실구장에는 새벽부터 팬들이 몰려들어 티켓 창구에서 줄을 서는 장사진이 연출됐다. 혹시나 취소표가 현장판매로 나올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두산-넥센의 준PO는 목동 2경기(2차전·5차전)를 제외하고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다. 많은 관중이 찾고 즐겨야 할 가을야구의 흥행에 비상등이 켜진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지만, LG와 두산이 맞붙은 최고의 흥행카드 덕분에 PO의 열기는 1차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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