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웃음 찾았던 김현수 하루만에 시무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8일 03시 00분


삼진 두번에 3타수 무안타 침묵

두산의 중심타자 김현수가 모처럼 더그아웃에서 환하게 웃었다. 김현수는 17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 전과 달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 표정도 한결 홀가분해 보였다. 오랜만에 타격감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앞선 준플레이오프(준PO) 5경기에서 타율 0.067(15타수 1안타)에 그쳤다. 4번 타자로 나선 준PO 1, 2차전에는 마음고생이 더 심했다. 당시에는 기자들이 말을 붙여도 “나를 그렇게 불쌍하게 보지 말라”며 몇 마디 받아주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현수는 달랐다. LG 선발 류제국을 상대로 첫 타석인 1회 무사 1, 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5회에도 안타를 친 김현수는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내가 이렇게 웃으며 인터뷰할 수 있게 될 줄은 몰랐다. 도대체 며칠 만의 안타인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현수는 타격 부진에 빠졌을 때 상대 투수들에게 당한 굴욕적인 장면을 직접 묘사하며 기자들을 웃기기도 했다. 그는 “페넌트레이스 때 넥센 나이트는 포수와 사인을 교환하면서 고개를 젓는 경우가 많았는데 준플레이오프 때는 고개 한 번 젓지 않고 바로 던지더라. 강윤구도 그렇고 밴 헤켄은 정말 빨리 던져서 타격 준비를 할 시간도 모자랐다. 그만큼 내가 만만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마음 같아서는 4타수 4안타를 치고 싶지만 무안타라도 팀이 이길 수 있다면 희생타를 많이 쳐서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김현수는 다시 침묵했다. LG 선발 리즈의 강속구에 삼진을 2번이나 당하며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밝은 낯의 그를 인터뷰하기가 또 어려워졌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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