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가 온통 포스트시즌에 관심을 쏟고 있는 사이 롯데에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이 데려온 권영호 수석코치를 1년 만에 2군 감독으로 떼어놓고,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최기문 배터리 코치를 경질하는 등 코치진의 개편을 단행했던 것이 14일이다. 6년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한 직후 결행한 쇄신 인사인데, 정작 최 코치에게만 책임을 물리고 옷을 벗긴 꼴이다. 그 외에는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자리만 맞바꾼 ‘회전문 인사’였다. 프런트에서도 책임진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채 1주일도 흐르지 않은 20일 롯데는 권영호(사진) 2군 감독에게 해임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하진 사장과 배재후 단장이 경남 김해 상동의 2군 연습장을 다녀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질했기에 뒷말이 무성하다. 롯데는 불과 6일 만에 2군 감독을 낙마시킨 상황에 대해 공식적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권영호 전 감독은 김시진 감독의 4년 선배이자 삼성 시절부터 막역한 사이였다. 반면 권두조 현 1군 수석코치는 김 감독보다 무려 일곱 살이 많은 데다, 특별한 인연도 없다. 이 때문에 롯데 구단 안팎에선 “4강에 실패하고, 취임 2년차를 맞은 김 감독을 롯데 프런트가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고 보고 있다.
롯데는 새 2군 감독으로 정인교 코치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김 감독과 무관한 사람이다. 롯데가 어째서 이런 인선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주도한 ‘몸통’은 어디인지 알 사람은 다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