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과 거짓말로 비난을 받고 있는 이천수(32·인천 유나이티드)는 어떤 징계를 받게 될까.
이천수는 14일 새벽 인천 남동구 구월동 술집에서 합석한 손님 김모씨의 뺨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파손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천수는 사건 직후 몇몇 언론과 인터뷰에서 “폭행은 없었고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병을 깬 것이다”고 해명했다. 거짓말이었다. 경찰은 이천수의 폭행혐의를 밝혀냈다. 이천수의 아내도 시비가 벌어질 당시에는 술집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천수는 피해자 김씨와 합의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인천구단 조동암 사장은 “합의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인천구단은 경찰조사가 마무리돼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이후에 징계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사장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여기에 국민과 팬들의 정서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인천구단의 조치를 본 뒤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일단 구단이 1차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중요하게 됐다.
인천구단은 솜방망이 처벌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인천구단은 사건 직후 이천수의 거짓 해명을 그대로 언론에 발표하는 경솔한 처사로 혼란을 줬다. 순식간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뀌었다. 이천수의 거짓말이 드러나고 폭행혐의가 인정된 뒤에도 “이천수가 언론하고 인터뷰를 할 때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니다” “폭행이 진단서를 끊을 정도는 아니다” “저녁을 먹고 간단히 한 잔 하러 간 것일 뿐이다”는 말이 인천구단 쪽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구단이 선수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혹시 구단이 이번 일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이천수를 영입한 자신들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더 큰 문제다. 인천구단은 이천수를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연맹도 음주 폭행과 거짓말을 한 이천수에게 K리그 명예와 품위를 실추시킨 죄를 물어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이것이 국민과 팬들의 정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