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리하라 코이치로(65)씨. 31년간 일본 경정의 특급 선수로 활약하다 1999년 은퇴한 뒤 경정중계채널(JLC)의 해설자로 활동하다 일본경정계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의 경정 출범을 돕기 위해 혈혈단신 한국으로 왔던 사람이다.
그는 2001년 8월 경정훈련원 교관을 맡고 사비를 털어 일본에서 경정 모터 10기와 보트 7척을 들여왔다. 1∼3기 후보생들이 그 보트로 훈련을 했고 쿠리하라의 지도를 받아 경정선수로 데뷔했다. 그는 한국 경정의 경주운영, 심판 판정, 시설, 장비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했다. 한국경정 관계자들은 “쿠리하라가 없었다면 한국경정도 없었다”고 평가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는 2002년부터 매년 10월 그의 이름을 딴 ‘쿠리하라배 특별경정’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경정의 은인을 기념하는 가장 오래된 대상경주다.
‘쿠리하라배’가 열리면 모든 선수들은 출전여부와 상관없이 미사리 경정장에 모인다. 경정선수로서의 가져야 할 모든 걸 가르쳐 준 ‘영원한 스승’을 만나기 위해서다.
올해 ‘쿠리하라배 특별경정’은 23일부터 2일간 열린다. 1∼35회차 상위 성적 24명이 참가해 예선을 통과한 6명이 24일 14경주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상금은 우승 1000만원, 2위 600만원, 3위 450만원이다.
경륜경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쿠리하라 선생은 현재 일본에서 수제빵집을 운영하며 복지시설에 빵을 제공하는 등 제2의 인생에서도 주변의 존경을 받고 있다”며 “매년 대상경주에 맞춰 방한해 수상자들에게 자비로 만든 순금 메달을 선물한다”고 전했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쿠리하라배’ 결승경주가 열리는 24일 고객들에게 비타민 음료와 단팥빵 2000개를 선착순으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