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두산에는 값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가 있다.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희관(27)과 최재훈(24)이다. 》
‘느림의 미학’으로 불리는 유희관의 투구는 가을에 더 빛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10승(7패)을 거둔 유희관은 포스트시즌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1과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은 0.84에 불과하다.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투혼의 홈 블로킹을 보여준 포수 최재훈은 유희관과 함께 4차전 승리를 이끌며 두산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유희관(2600만 원)과 최재훈(3500만 원)의 연봉은 둘이 합쳐 6100만 원. 삼성의 배영수(4억5000만 원)-진갑용(4억 원) 배터리의 8억5000만 원과 비교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하다. 올 시즌 프로야구 전체 선수의 평균 연봉(9496만 원)보다도 적다.
가격 대비 성능만 최강인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두산의 저연봉 배터리가 한국시리즈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포수 최재훈의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 단기전에서는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최재훈은 양의지와 리드 패턴이 다른 데다 백업이라 비교적 패턴 노출이 덜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LG가 고생한 것도 그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투수 유희관에 대해서도 허 위원은 “어떤 타자가 나오더라도 통한다. 유희관은 어떤 투수보다 실투율이 낮다. 구속보다 제구력의 싸움이다”고 말했다.
투수 출신인 손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유희관의 투구 패턴에 강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손 위원은 “유희관의 초구 구속이 시속 128km라면 2구는 같은 속구라도 조금 더 빠르게 던진다. 커브와 체인지업이 워낙 느린 것도 속구의 체감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희관이 최재훈의 사인을 보고 고개를 흔드는 걸 못 봤다”며 “그만큼 포수의 리드를 믿는다는 뜻이고 빠른 템포의 투구가 이어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희관은 올 시즌 삼성과의 경기에 다섯 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1.91의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손 위원은 “좌완인 유희관이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이나 바깥쪽 직구를 쉽게 던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삼성의 최형우를 경계 대상 1호로 꼽았다. 실제 삼성은 유희관을 상대로 팀 타율이 0.220에 그쳤지만 유독 최형우만은 유희관을 상대로 0.500(12타수 6안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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