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화산 두산, 빈틈 없다

두산 김현수(왼쪽)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S 1차전에서 7-2의 완승을 거둔 뒤 김진욱 감독(뒷모습)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김현수는 이날 5회초 3-1에서 4-1로 달아나는 귀중한 솔로홈런을 쳐냈다. 개인 첫 KS 홈런이기도 했다. 오른쪽은 역시 개인 첫 KS 승리를 신고한 두산 선발 노경은. 대구｜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김현수 쾅! 손시헌 쾅! 상하위 타선 동시 폭발…KS 1차전 먼저 웃다

노경은 6.1이닝 1실점 생애 첫 KS 등판서 V투

준플레이오프(준PO)와 플레이오프(PO)에서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쓰며 한국시리즈(KS) 무대에 오른 두산이 적지에서 귀중한 첫 승을 올렸다. 두산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S(4선승제) 원정 1차전에서 김현수와 손시헌의 홈런을 포함한 타선의 대폭발로 페넌트레이스 1위 삼성을 7-2로 완파했다. 두산 선발 노경은은 6.1이닝 4안타 1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의 역투로 생애 첫 KS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고, 삼성 선발 윤성환은 4.1이닝 10안타 2홈런 6실점으로 KS 첫 패전을 떠안았다. 2차전은 25일 오후 6시 역시 대구구장에서 펼쳐진다.

● 두산 잠자던 방망이 대폭발

두산 방망이는 준PO와 PO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실상 수비의 힘으로 KS 무대에 올랐다. 넥센과의 준PO 팀타율은 0.218, LG와의 PO 팀타율은 0.190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두산 방망이는 KS에서 자신감과 힘이 넘쳤다. 이날 무려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1회말 박석민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줬지만 2회초 곧바로 3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고, 5회초에도 3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무엇보다 김현수가 3-1로 앞선 5회 1사 후 우월솔로홈런을 터뜨리며 ‘KS 악몽’을 씻어내 주목된다. 그는 2007년과 2008년 KS 무대에서 타율은 0.143(42타수 6안타)에 그쳤고, 결정적 병살타 3개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날 생애 첫 KS 홈런포로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지게 됐다.

손시헌의 폭발도 놀라웠다. 후배 김재호에 밀려 PO까지 벤치를 지켰던 그는 이날 KS 1차전에 9번 유격수 선발 출전해 울분을 터뜨렸다. 1-1로 맞선 2회초 2사 1·3루서 결승 중전 적시타를 날렸고, 4회 중전안타에 이어 6회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월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지금까지 KS에서 단 1안타뿐이었던 손시헌은 이날 하루에 생애 첫 KS 홈런포와 3안타를 때리면서 1차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아울러 준PO와 PO에서 부진했던 홍성흔도 2안타로 타격감을 되살렸다.

● 1차전 패해야 우승하는 두산 VS 1차전 이겨야 우승하는 삼성?

역대 KS에서 1차전 승리팀은 82.8%(29회 중 24번 우승)의 우승 확률을 보였다. 원년인 1982년에는 1차전 무승부가 나왔고, 1985년에는 KS가 무산됐다. 두산으로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셈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양 팀은 묘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 두산은 그동안 3차례 우승하는 과정에서 모두 1차전을 이기지 못했다. 1982년 KS에선 삼성에 1차전 무승무, 2차전 패배 후 4연승으로 우승했다. 롯데와의 1995년 KS에서도 1차전 패배 후 4승3패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과 만난 2001년 KS에서도 1차전을 내주고도 4승2패로 역전 우승에 성공해 ‘미러클 두산’ 신화를 썼다. 반면 삼성은 KS에서 5차례 우승했는데, 1차전에서 패한 뒤 우승한 적은 없었다. 과연 이번에는 1차전의 승부가 어떤 의미를 지닐까.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