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시헌 솔로포 포함 3안타 2타점… 두산, 적지서 삼성 대파 먼저 1승
노경은, 7회 1사까지 1실점 역투
대부분의 전문가가 삼성의 절대 우세를 점쳤다. 20일 동안 쉰 데다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이 많아서다. 게다가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체력을 소진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은 예상일 뿐이었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이 사상 첫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삼성과의 첫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두산은 24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 노경은의 6과 3분의 1이닝 4안타 1실점 7탈삼진 호투와 홈런 2개를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폭발을 앞세워 7-2로 이겼다. 역대 30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첫 승을 거둔 팀이 우승한 횟수는 24차례(80%)나 된다.
선취점은 삼성의 몫이었다. 1회말 2사에서 3번 타자 박석민이 노경은의 시속 142km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긴 것(105m). 1회초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난 두산으로선 부담스러울 법한 실점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곧바로 2회초 공격에서 삼성 선발 윤성환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1사에서 5번 타자 홍성흔이 오른쪽 안타를 때려 팀의 첫 출루에 성공한 데 이어 오재원이 볼넷을 얻어 만든 2사 1, 2루에서 최재훈-손시헌-이종욱이 3연속 적시타를 때려 3-1로 승부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5회 1사에서 김현수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115m) 솔로 홈런을 때렸다. 윤성환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봉쇄하는 한 방이었다. 김현수는 세 번째 한국시리즈 출전 만에 첫 홈런을 기록했다. 두산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최준석과 홍성흔의 잇단 안타에 윤성환의 폭투로 계속된 1사 2, 3루에서 이원석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때려 6-1로 달아났다.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5차전 승리 투수였던 윤성환은 4와 3분의 1이닝 만에 10안타 6실점으로 강판되며 체면을 구겼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9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김재호를 대신해 “정규시즌 삼성에 강했다”는 이유로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간 두산 유격수 손시헌은 6회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손시헌은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삼성은 8회 2사 만루의 기회를 맞았지만 4번 타자 최형우가 1루 땅볼로 물러난 게 아쉬웠다.
이날 대구구장에는 1만 명의 만원 관중이 입장해 한국시리즈 매진 행진을 32경기로 늘렸다. 2차전은 25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밴덴헐크, 두산은 니퍼트가 선발 투수다.
▼ “윤성환 투구 패턴 꿰뚫었다” ▼
▽김진욱 두산 감독=사흘 쉰 것이 도움이 됐다. 선수들의 체력이 빨리 회복됐다. 게임 감각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1회 홈런을
맞았지만 바로 따라간 것이 주효했다. 노경은이 구사하는 구종과 구위가 삼성에 효과적으로 먹혔다. 삼성 선발 윤성환의 제구력이
좋지만 예상했던 패턴으로 공이 들어왔다. 터질 때가 됐다고 했는데 정말 터뜨려준 선수들이 대단하다. 김현수와 홍성흔이 살아난 것이
긍정적이다. 오랜만에 나온 손시헌의 움직임도 마지막까지 괜찮았다.
▼ “2회 정병곤 파울홈런 아쉬워” ▼
▽류중일 삼성 감독=1차전을 내줘서 아쉽다. 믿었던 윤성환이 생각보다 안타를 많이 맞았고, 타선은 두산 선발 노경은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걱정했던 내야진은 나름대로 잘했다. 2회 정병곤의 파울 홈런이 아쉬웠다. 김재걸 코치가 라인 밖으로 나갔다고 해서
비디오 판독 요청은 하지 않았다. 홈런이 됐다면 쉽게 풀렸을 것이다. 1-3까지는 해볼 만했는데 5회 김현수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흐름이 넘어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