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오, 제일!… 5 대 1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6일 03시 00분


연장 13회초 두산 오재일, 오승환 상대로 결승 홈런
포스트시즌 최장 5시간 32분 혈전… 삼성에 2연승

“영웅은 한명이다” 두산 4번 타자 오재일(왼쪽에서 두 번째)이 1-1로 맞선 연장 13회초 1사 상황에서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상대로 결승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두산은 13회에 4점을 추가하며 5-1로 승리를 거뒀다. 대구=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영웅은 한명이다” 두산 4번 타자 오재일(왼쪽에서 두 번째)이 1-1로 맞선 연장 13회초 1사 상황에서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상대로 결승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두산은 13회에 4점을 추가하며 5-1로 승리를 거뒀다. 대구=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1-1로 맞선 연장 13회초 두산의 공격. 삼성 마운드에는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끝판 대왕’ 오승환이 서 있었다. 9회초 1사에서 마운드에 올라 6명의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1회까지 11명의 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8개를 포함해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무시무시한 투구를 선보였던 그였다. 선두타자 김현수를 2루 땅볼로 처리할 때까지만 해도 오승환의 위용은 계속 이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평소보다 훨씬 많은 공을 던지다 보니 언젠가는 빈틈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대수비로 들어와 4번 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선 오재일은 오승환의 시속 151km 초구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큼지막한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은 강판된 오승환을 대신해 올라온 심창민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 출루한 대타 양의지가 오재원의 타석 때 나온 삼성 1루수 채태인의 실책을 틈타 홈을 밟으며 쐐기점을 올렸다. 삼성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했고 두산은 손시헌의 2타점 적시타와 다시 상대 실책 등으로 3점을 더 뽑아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4선승제) 2차전마저 승리로 장식하며 2001년 우승 이후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성큼 다가섰다. 두산은 25일 대구에서 연장 13회 혈투 끝에 5-1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5시간 32분이 걸려 역대 포스트시즌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잇달아 이긴 경우는 16번 있었고 그 팀이 우승한 것은 15차례(93.8%)나 된다. 2007년만 예외였는데 그 주인공은 SK였다. 당시 SK는 두산에 2연패한 뒤 4연승을 거두며 창단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연장 10회와 11회 잇달아 만루의 기회를 얻고도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 못한 삼성은 안방에서 2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한편 ‘국민타자’ 이승엽은 연장 10회말 굴욕을 당했다. 1사 2, 3루에서 두산 김진욱 감독은 투수 윤명준에게 채태인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내라고 지시했다. 주자를 모두 채운 뒤 앞선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친 이승엽을 노린 것. 이승엽은 평범한 2루 땅볼을 때렸고 3루 주자 정형식이 홈에서 아웃됐다. 삼성을 2연패의 수렁으로 몰고 가며 팀을 2연승으로 이끈 작전이었다.

대구=이승건·박민우 기자 why@donga.com
#두산#삼성#오재일#오승환#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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