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선두 굳히기에 돌입했다. 울산은 2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33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울산은 18승7무7패(승점 61)로 이번 라운드를 건너뛴 2위 포항 스틸러스와 3위 전북 현대(이상 승점 56)를 확실히 따돌리고 우승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섰다. 반면 5위 수원은 14승8무10패로 기존 승점(50)을 유지, 4위 FC서울(승점 51)과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일진일퇴 치열한 공방전 속 탄생한 스타는 울산의 장신(196cm) 스트라이커 김신욱이었다. 수원의 밀착 방어에 어려움을 겪던 그는 단 한 방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 땅에서도 강한 장신 공격수
울산 하피냐(전반 13분)와 수원 서정진(전반 39분)의 골로 스코어 1-1. 수원의 기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었다. 울산은 제대로 반격조차 못했다. 그렇게 허둥대던 울산이 후반 19분 갑자기 힘을 냈다.
왼쪽 풀백 김영삼이 하프라인 후방에서 수원의 볼을 가로챘다. 빠르게 중원을 파고든 김영삼이 문전 오른쪽의 김신욱에게 칼날 패스를 날렸다. 김신욱은 공격에 한껏 무게를 싣던 수원 수비가 균열된 틈을 놓치지 않았다. 리그 17호 골.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페드로와 득점 동률을 이룬 순간이자 팀 승리에 방점을 찍는 결승골이었다.
킥오프 전부터 화두는 김신욱이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김신욱도 위험요소지만 공중볼 이후 이뤄지는 상대의 2선 플레이를 확실히 막아야 한다”고 했다. 울산 김호곤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김)신욱이를 이용할 때, 또 상대 밀착마크가 이뤄질 때 모든 상황을 감안한 루트 개척이 필요하다.”
일단 수원의 ‘김신욱 봉쇄’는 대부분 잘 먹혔다. 공중전은 잘 극복했지만 땅에서 허를 찔렸다. 물오른 김신욱의 발이었다. 17골 중 헤딩으로는 6골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발로 해결했다. 경기 종료 후 김 감독은 “최근 신욱이는 제공권도 좋았지만 문전 앞에서 볼을 키핑하고 볼을 주고받는 움직임, 템포 등 점차 발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신욱은 “득점왕을 생각해본 적 없다. 매 경기 기도하며 뛰고 있다. 개인훈련하며 노력한 게 결실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대표팀) 홍명보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가는 건 당연하다. 볼을 많이 주고받고 많이 움직이는 게 현대 축구가 원하는 공격수다. (대표팀) 기회가 주어지면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