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오(32·사진)가 가메다 고키(27·일본)를 상대로 국내 유일의 세계 챔피언에 도전한다.
손정오는 11월 19일 밤 10시, 제주시 그랜드호텔 1층 연회장에서 가메다와 WBA(세계권투협회) 밴텀급 세계 타이틀매치를 벌인다. 이 경기는 채널A가 단독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한국의 복싱 세계 챔피언의 명맥은 6년 넘게 끊겨있다. 마지막 세계 챔피언은 지인진(40)이었다. 지인진은 2006년 12월 로돌포 로페스(멕시코)를 꺾고, WBC(세계권투평의회) 페더급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7개월 뒤 타이틀을 자진 반납했고, 이후 한국 복싱은 세계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다.
2000년 데뷔한 손정오(WBA랭킹 14위·WBC랭킹 13위)는 플라이급, 슈퍼플라이급, 밴텀급에서 한국 챔피언을 3차례나 지낸 한국 복싱의 간판이다. 2007년 로델 테하라스를 6회 KO로 꺾고 전성기를 맞았지만, 국내복싱의 침체로 세계 타이틀 도전 기회가 없자 2008년 한때 링을 떠나기도 했다. 이후 생계를 위해 천안으로 내려가 체육관을 운영했지만, 현역에 대한 의지는 숨길 수가 없었다. 결국 2009년 링에 복귀해, 마침내 세계 정상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통산전적은 26전 20승(6KO) 4패 2무. 손정오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가메다가 나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승리를 호언장담하고 있다.
손정오의 상대인 가메다는 2006년 WBA 라이트 플라이급, 2009년 WBC 플라이급 챔피언에 등극했고 2010년엔 WBA 밴텀급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이 WBA 밴텀급 8차 방어전이다. 통산전적은 32전 31승(17KO) 1패. 하지만 지금까지 모두 일본에서만 방어전을 치러 ‘안방 챔피언’이란 비판도 듣고 있다. 가메다는 일본에서 유명한 ‘가메다 복싱 집안’의 장남이다. 둘째와 셋째 아들 역시 IBF(국제권투연맹)와 WBO(세계권투기구) 세계 챔피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