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까지 19타수 3안타…홈런·타점 ‘0’ 두산에 약점 잡힌 몸쪽 승부 대처법 필요 류중일 감독 “쳐줄 것이다” 전폭적 신뢰
‘이빨 빠진 사자’로 전락하느냐, ‘라이언 킹’으로 부활하느냐.
‘국민타자’ 이승엽(37·삼성·사진)이 기로에 섰다. 이승엽은 두산과의 2013년 한국시리즈(KS) 1∼5차전에서 타율 0.158(19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홈런과 타점은 단 1개도 없다. 이승엽은 삼성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두산 투수들은 국민타자를 잡으면서 자신감을 충전하고 있다.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팀 분위기와도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KS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두산은 이승엽의 약점을 명확하게 파악했다. 집요하게 몸쪽 승부를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승엽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30일 “현재 이승엽의 스윙 메커니즘에선 몸쪽 공을 칠 수 있는 각이 나오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의 설명은 이렇다. “박석민(삼성)처럼 극단적으로 홈플레이트에 붙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현재 이승엽은 홈플레이트 쪽으로 어느 정도 붙어서 타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후 스트라이드를 하는 오른발을 크로스 시키며 공을 치러 들어간다. 몸쪽 공을 쳐봐야 배트가 부러지거나, 잘 쳤다고 해도 파울이 될 수밖에 없다. 제구가 잘 된 공을 커트라도 시켜야 실투를 칠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런 타격조차 안 되고 있다. 아마 삼성에서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승엽은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가도 한방으로 시리즈의 향방을 바꿨다. 삼성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KS 우승을 차지한 2002년 KS에서 시리즈 타율 0.143(21타수 3안타)으로 부진했지만, 6차전 9회말 극적인 동점 3점홈런으로 신화를 썼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도 준결승 이전까지 타율 0.136(22타수 3안타)으로 침묵하다가 일본과의 4강전과 쿠바와의 결승에서 2연속경기홈런을 쏘아 올렸다.
과연 국민타자는 이대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2002년과 2008년의 반전을 재현할 것인가. 삼성 류중일 감독은 “그래도 (이)승엽이를 믿는다. 쳐줄 것이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