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앞두고 홈팀과 원정팀 선수들은 번갈아가며 훈련을 실시한다. 타자들은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 지원스태프가 번갈아가며 던져주는 배팅볼을 치며 실전에 대비한다. 부상 때문에 훈련이 불가능한 선수를 제외한 모든 타자들이 배팅볼을 통해 타격감을 점검한다. 이 때문에 배팅볼을 던지는 스태프는 훈련하는 동안 타자들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준PO)까지 배팅볼을 던졌던 두산의 지원스태프 김준수(26) 씨는 “타격감이 좋은 선수들은 배팅볼을 칠 때도 스윙 자체가 다르다. 일부러 취약한 코스에 볼을 던져도 쳐낸다. 준PO 때 (최)준석이 형과 (이)원석이 형이 그랬다. 실제로 경기에서도 잘 치더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KS)에서 두산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지고 있는 박진성(27) 씨는 “(최)준석이 형은 지금도 스윙이 잘 나온다. 좌우로 코스가 다르게 볼을 던져도 거기에 대처하면서 자신의 스윙대로 배트를 휘두른다”며 최준석의 물오른 타격감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삼성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는 누구일까. 삼성 배팅볼을 담당하고 있는 최민규(22) 씨는 첫 손에 ‘국민타자’ 이승엽을 꼽았다. 의외의 대답이었다. 이승엽은 이번 KS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 최 씨는 “배팅볼도 던지다보면 몸쪽 꽉 차게 들어가거나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걸쳐가는 공이 있는데, 지금의 이승엽 선배는 전부 다 자기 스윙을 하면서 타격을 하고 있다. 경기에서 드러나지 않을 뿐, 타격감은 좋아보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