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KS) 6차전을 앞둔 31일 대구구장. 두산 프런트는 그룹 회장과 구단주가 함께 대구구장으로 원정응원을 온다는 사실을 이렇게 전했다. 이날 박용만(58·사진) 두산그룹 회장과 박정원(51) 구단주는 이례적으로 비수도권에서 열리는 KS 원정경기를 직접 찾아 응원했다.
그룹 오너 일가의 야구장 응원은 이제 더 이상 큰 뉴스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국내외 일정이 바빠 잠실·목동·문학구장 외에는 찾지 않는다. 박 회장은 소문난 야구광이다. 플레이오프(PO) 1·3·4차전과 KS 3∼5차전을 잠실구장에서 직접 관전했다. 그러나 지방경기 응원은 처음이다.
6차전은 두산이 KS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경기 전 그 결과를 짐작할 수는 없는 노릇. 그룹 회장 입장에선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원정응원이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경기 전 구단주와 덕아웃까지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 회장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눈 뒤 “오늘 이 자리에 승리만을 바라고 온 것이 아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로부터 ‘어려운 경제, 취업난 등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보며 용기를 얻는다. 특히 선수들이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는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오늘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공 하나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나 역시도 끝까지 응원할 테니 우리 선수들 모두 끝까지 파이팅하자”고 당부했다.
두산은 KS 6·7차전을 홈팬들이 잠실에서 함께 응원하며 볼 수 있도록 잠실구장을 무료로 개방했다. 이 역시 박 회장이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대화한 끝에 ‘건의해보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긴 뒤 결정됐다. 오너 일가의 열정적인 야구사랑이자, 베어스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