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주장 홍성흔이 31일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대구구장 더그아웃에서 이렇게 말하자 같은 팀 김현수도 “저도 다이어트에는 한국시리즈를 추천합니다” 하고 받아치며 웃었다.
사정은 이랬다. 기자들이 김현수를 둘러싸고 “역대 한 시즌 포스트시즌 최다인 15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얼마나 피곤한지 말로 설명해 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김현수는 “긴장해서 힘든 것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그런데 원래 힘들어도 잘 먹는 스타일인데 밥을 못 먹고 있다. 그 탓에 몸무게가 4kg 정도 줄었다”고 말하자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홍성흔이 이렇게 한마디 툭 내뱉은 것이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정규 시즌 경기와 비교해 긴장도와 피로도가 다르다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일. 두산 유격수 손시헌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를 뛰면 정규시즌 세 경기를 뛴 것 같은 피로가 몰려온다”고 말했다. 삼성 포수 진갑용도 비슷한 반응이다. 이 경험담을 받아들이자면 두산 선수들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던 10월 8일부터 24일 동안 거의 매일 더블헤더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현수는 “올해 정규시즌 경기 숫자가 (기존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 아쉬워하는 팬 여러분께 한 경기라도 더 보여드리려고 애쓴 것”이라고 농담한 뒤 “이제 야구 볼 만큼 보셨을 테니 끝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산은 홈런 두 방에 무너지며 이날 시리즈를 끝내지 못했다. 결국 올해 프로야구 챔피언은 11월 첫날 판가름 나게 됐다. 마지막에 어떤 팀이 웃든 10월 챔피언이 두산이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팬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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