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어린 제자를 담뿍 신뢰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문창진은 10월 3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정규리그 34라운드에서 복귀했다. 후반33분 미드필더 김승대와 교체해 5개월여 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다.
문창진은 어느 때보다 2013년을 학수고대했다. 그는 작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4경기 연속 골을 뽑으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이라크와 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의 천금의 동점골을 뽑으며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탁월한 기술과 축구 센스, 넓은 시야로 축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올 해 6월 열린 국제축구연맹(AFC) U-20 터키 월드컵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싶었다.
하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허리 부상을 숨기고 연습을 강행했던 게 독이 됐다.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재활에만 매진했다. 브라운관으로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남몰래 눈물지어야 했다. 활약과 선전이 기뻤지만 함께 하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가슴 한 켠에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아픔이 내려앉았다.
5개월만의 복귀전.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황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섀도우 스트라이커가 약했는데 창진이가 복귀해 한 숨 돌리게 됐다. 자기 플레이를 펼쳤다”고 만족했다. 크게 칭찬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부상 전까지 문창진은 포항의 즉시 전력이 아니었다. 가능성 큰 유망주였다.
황 감독은 상처 입은 마음을 다독였다. 유망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력을 빠르게 올리려는 목표도 있다. 포항은 황진성의 부상과 신진호의 임대이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가 동났다. 신인 김승대가 훌륭하게 역할을 메워주고 있으나 1명으로 정규리그 잔여 레이스를 펼쳐나가기는 힘들다.
문창진도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다. 한 발 더 뛰며 감각을 회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천전은 그 출발이었다. 3일 부산전 활약을 다짐했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주어진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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