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새 둥지로 떠오른 휴스턴… 꿈이냐 돈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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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약체지만 자금 동원 능력 충분… PS 활약 대신 거액 택할지 관심

실리(돈)냐 명분(플레이오프)이냐.

자유계약선수(FA) 추신수(31·신시내티·사진)가 선택해야 할 과제다. FA 대어는 실리와 명분을 택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추신수는 오프시즌 FA 대어 가운데 한 명이다. 2루수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 중견수 재커비 엘즈버리(보스턴), 포수 브라이언 매캔(애틀랜타) 등과 함께 FA 대어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월드시리즈를 마치면 FA 계절로 들어선다. 이미 각 웹사이트에서는 대어들의 다음 둥지를 예상하는 기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CBS는 야구기자, 칼럼니스트 6명을 통해 FA 대어 10명이 2014시즌에 둥지를 틀 팀들을 전망했다. 3명은 메이저리그 최약체 휴스턴을 꼽았고, 2명이 뉴욕 메츠, 1명이 디트로이트를 추신수의 새 둥지로 점쳤다. 모두 테이블세터 추신수를 필요로 하는 팀들이다. 그 가운데 칼럼니스트와 야구기자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존 헤이먼과 스콧 밀러가 휴스턴을 점찍었다는 게 예사롭지 않다.

휴스턴은 3년 연속 승률 3할대에 머물고 있는 약한 팀이다. 9월 2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 시청률은 미국 스포츠사에 전무한 시청률 0%를 기록했을 정도로 팬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사실 최하위권 팀들은 FA 시장에서 대어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 선수들이 원치 않기 때문이다. 캔자스시티와 볼티모어는 3, 4년 전 만해도 FA를 영입하는 데 고충이 많았다. 성적이 수년 동안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FA 대어를 데려가려면 시장 가격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휴스턴은 투자할 여력이 있다. 휴스턴은 내셔널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로 옮기는 조건으로 메이저리그로부터 수천만 달러의 보상금을 챙겼다. 휴스턴은 출루율 높은 테이블세터 추신수의 영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프로선수에게 첫 번째 목표는 돈, 두 번째는 우승이다. 추신수는 그동안 큰돈을 만지지 못했다. 이번이 호기다. 역대 대한민국이 배출한 프로선수로는 최고의 개런티 계약이 보장돼 있다.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입장에서도 휴스턴과의 계약은 용이하다.

하지만 추신수가 휴스턴으로 갈 경우 명분을 챙길 수 없다. 추신수는 항상 “플레이오프 팀에서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휴스턴은 향후 3, 4년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 보인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인 호세 페르난데스(21·마이애미)처럼 눈에 띄는 유망주가 없기 때문이다. 추신수를 영입하더라도 당장은 전력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라스가 과연 어느 팀에 추신수의 둥지를 만들어줄지 흥미롭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추신수#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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