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KS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시작해 PO와 KS까지 포스트시즌 16경기를 치른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례적으로 수석코치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올해로 2년째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 감독은 “나는 솔직히 KS처럼 큰 무대가 처음이고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라 더 걱정해야 하지만, 전혀 긴장을 하지 않고 시리즈를 마쳤다. 선수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모두 황병일 수석 덕분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황 수석은 사실 올 시즌 함께하기 전까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지 않았다. 같은 학교 출신도 아니고, 더욱이 선수와 코치로 같은 팀에 몸담은 적도 없었다. 오히려 조금 불편할 수 있는 선후배다. 나이는 53세로 동갑이지만, 황 수석이 1983년 삼성에 입단했고 김 감독이 1984년 OB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김 감독이 한 학번 아래로 사석에선 황 수석을 “형님”으로 부른다. 그러나 김 감독은 “난 말이 감독이지 정말 황 수석에게 많이 배웠다. 안 계셨다면 KS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한화, LG, KIA, 삼성 등 다양한 팀을 거치고 KS 같은 큰 무대를 밟아본 황 수석의 풍부한 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이다. 김 감독은 “사실 지난해부터 (황 수석을) 모시고 싶었다. 그랬으면 (롯데와의) 준PO에서 이겼을 텐데…”라며 “2011년 KIA에서 나오셨을 때 전화를 드렸는데, 나보다 아주 조금 빨리 받은 전화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팀(삼성)으로 가셨다. 선수 때부터 항상 흠모했던 분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