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형우(30)와 권혁(30)이 4일 나란히 일본으로 출국했다. 나고야의 한 병원에서 팔꿈치에 대한 정밀검진을 받고 수술을 하기 위해서다.
둘은 팔꿈치 통증을 안고 올 시즌을 소화했다. 최형우는 오른쪽 팔꿈치에 뼛조각이 돌아다니는 상태다. 우투좌타인 그는 올 시즌 공을 던질 때마다 오른쪽 팔꿈치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티를 내고 싶어하지 않았다. 주장의 책임감에다 핑계를 대고 싶지 않은 성격 때문이다. 시즌 중 담당기자에게 팔꿈치 통증과 시즌 후 수술 계획을 털어놓으면서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절대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한국시리즈가 끝나자 결국 이날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다.
그러나 최형우의 수술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은 아시아시리즈에 대비해 5일 대구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하는데, 최형우는 이날 검진 결과를 들고 귀국해 류중일 감독과 상의할 계획이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면 주포인 그가 아시아시리즈에 불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수가 아닌 야수이기 때문에 아시아시리즈를 치른 뒤 수술을 해도 내년 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다는 판단이 서면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권혁은 최형우와 다소 다른 상황이다. 팔꿈치 뼛조각도 있지만, 뼈가 웃자라 이를 깎아내야 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올 시즌 전에 이미 수술 날짜를 11월 7일로 예약한 상태라 일단 한 번 더 검진을 받아보겠지만, 그대로 수술할 가능성이 높다. 투수이기 때문에 재활기간도 야수보다 더 필요하다. 권혁도 팔꿈치 통증을 안고 올 시즌을 버텼고, 한국시리즈 3경기에 등판해 중요한 몫을 해냈다.
류 감독은 “최형우, 권혁 모두 아시아시리즈에 데려가고 싶다. 그러나 아시아시리즈도 중요하지만 내년 시즌이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들과 상담해본 뒤 수술 날짜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