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제국(30)은 4일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페넌트레이스 승률 1위에 올라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소감을 말하려 마이크 앞에 서니 긴장됐다. 호흡을 내뱉으면서 말을 해야 하는데 떨려서 호흡이 제대로 안 돼 숨이 막혔다”고 멋쩍게 웃었다.
올 시즌 한국무대로 돌아온 류제국이다. LG에 합류해 시즌 중반 이후 에이스 역할을 맡았고, 팀이 페넌트레이스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류제국은 “프로선수가 된 이후 11년 만에 처음 받아보는 상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나에게는 이 하나의 트로피가 박병호의 MVP만큼이나 값지다”고 말했다.
그런 뒤 류제국은 지난 4년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류제국은 미국에서 방출된 이후 갈 팀을 찾지 못했고, 병역의무까지 마쳐야 하는 상황을 맞아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다. 그는 “지난 4년간 눈치를 많이 봤다. 특히 겨울만 되면 힘들었다. 난 직업도 없었다”며 “다시 야구를 하게 됐고, 남들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승운이 따라줘 좋은 결과를 얻었고, 상까지 받았다. 평생 잊지 못할 한 시즌을 보낸 것 같다”고 회상했다.
류제국은 “다른 개인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도 영광이겠지만 내년에는 팀이 플레이오프가 아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일조하는 게 우선이다”고 얘기했다. 이어 “다음 시즌 준비는 차분하게 하고 싶다. 시범경기보다 페넌트레이스 첫 경기 등판에 맞춰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올해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