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장담 오만한 광저우…서울, 칼을 감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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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7일 07시 00분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수학 공식을 통해 FC서울을 꺾는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서울 선수단의 투지를 키우는 효과를 내고 있다. 사진출처|광저우 구단 홈페이지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수학 공식을 통해 FC서울을 꺾는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서울 선수단의 투지를 키우는 효과를 내고 있다. 사진출처|광저우 구단 홈페이지
광저우 구단 홈페이지 ‘수학문제’로 도발
서울, 중국원정 텃세 대비 승부욕 불태워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 이를 본 FC서울 선수들은 침묵 속에 미소짓고 있다.

서울은 9일 오후 9시(한국시간) 텐허 스타디움에서 광저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을 치른다. 지난 달 26일 홈 1차전에서 두 팀은 2-2로 비겼다. 서울은 2차전에서 광저우를 이기거나 3-3 이상으로 비겨야 우승이다. 0-0, 1-1이면 준우승, 2-2면 연장에 돌입한다.

광저우는 승리를 자신하는 듯하다. 홈 경기장을 축제로 만들겠다며 잔뜩 들떠 있다. 광저우 구단 홈페이지에 가면 메인 페이지에 수학 공식 문제가 있다. 광저우 쪽을 풀면 3, 서울 쪽 답은 0이다. 3-0으로 이기겠다는 뜻이다. 또 광저우가 최근 획득한 5개의 우승 트로피 이미지 다음에 ‘NEXT?(다음?)’라고 써 놨다. 곧 챔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그려 넣겠다는 의미다.

이를 전해들은 서울 선수들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그러나 티는 안 낸다.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 이미 전례가 있다. 결승 1차전을 앞뒀을 때도 광저우 분위기는 비슷했다. 서울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처럼 행동했다. 막상 뚜껑을 열자 달랐다. 서울은 에스쿠데로의 선제골로 앞서 갔다. 비록 서울의 당면 목표였던 무실점에는 실패했지만 2-2로 비겼고, 경기 내용도 대등하면 대등했지 밀리지 않았다. 아시아에는 적수가 없다고 큰 소리 치던 광저우의 기가 한 풀 꺾였다.

서울은 원정 2차전을 앞두고 ‘창단 후 첫 아시아 정상’이라는 목표 아래 똘똘 뭉쳐 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승부욕을 불태우되 머리는 절대 냉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 사무국도 분주하다. 행여나 원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광저우 리피 감독은 1차전 공식 기자회견 때 “서울이 운동장을 제공해주지 않아 호텔에서 훈련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실무근이었다. 이어 그는 “서울은 광저우에 오면 훈련 시간이나 운동장 사용에 있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국제기구 룰에 따를 것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지만 서울은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고 비꼬았다.

그러나 연막작전일지 모른다. 서울은 광저우가 언제 어떻게 텃세를 부릴지 몰라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1차전에서 생떼를 쓰는 리피를 본 서울은 2차전을 준비하면서 광저우와 모든 연락을 문서화했다.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도 반드시 AFC 관계자가 참조할 수 있도록 했다. 증빙자료를 남겨놓는 것이다. 한편 서울은 7일 오전 결전의 장소 광저우로 떠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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