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에 울린 ‘사랑의 골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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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8일 07시 00분


■ 수원 장외발매소 네 번째 ‘골든벨’

335.2배 적중 고객 100만원 기부하자
장외발매소도 100만원 더해 장학금
인증서 수여…18개월 무료주차 혜택
장외발매소 내 분위기 등 긍정적 효과


“335.2배를 적중시킨 고객께서 배당금 중 일부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2일 한국마사회 수원 장외발매소. 장내 안내방송이 나가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울경마 제11경주에서 삼복승식 335.2배를 적중한 고객 권 모씨(54·남)가 배당금 중 100만원을 기부하기 위해 ‘경마적중 골든벨’을 울린 것이다.

수원 장외발매소는 ‘경마적중 골든벨’ 규정에 따라 권씨가 기부한 100만원에 자체 예산 100만원을 더해 200만원을 인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4명에게 50만원씩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권 씨의 배당금 기부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기부금 전달식에서 권씨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의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더라. 고배당 적중도 기쁘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일도 그것 못지않게 짜릿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경마적중 골든벨’에 참여해 경마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 장외발매소는 고배당 적중의 기쁨을 지역 주민과 다른 고객과 함께 나누는 건전하고 성숙한 경마 문화 정착을 위해 2012년 4월부터 ‘경마적중 골든벨’을 시행중이다. 고객이 배당금 중 일부를 기부하면 동일한 액수의 장외발매소 예산을 더해 기부한다. 기부금은 지역사회 불우 이웃을 돕거나 다른 고객의 간식을 마련하는 데 쓰인다. 제도 시행 2개월 만에 처음으로 골든벨이 울린 후 현재까지 총 세 명의 고객이 네 차례 ‘사랑의 황금종’을 울렸다.

‘경마적중 골든벨’은 단순히 돈을 잃고 따는 ‘제로섬게임’에서 벗어나 결과를 맞힌 고객과 못 맞힌 고객들 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소통형 이벤트로 주목받는다.

수원 장외발매소는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경마적중 골든벨’을 울린 고객에게 ‘골든벨 인증서’를 수여하고, ‘골든벨 지정 좌석’, ‘1년 6개월 무료 주차권’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수원 장외발매소 길영필 지사장은 “골든벨 제도가 시행된 후 발매소가 크게 달라졌다. 그 전에는 고객들이 홀로 비밀리에 베팅을 즐겼다면 지금은 고배당을 적중 사실을 알리고 축하 덕담이 오고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밝혔다. 길 지사장은 이어 “경마 고객이 ‘골든벨’을 통해 직접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어, 경마고객이나 장외발매소에 대한 긍정적 여론 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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