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김민철 “경륜 한일전 우승은 대표팀 전체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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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8일 07시 00분


‘챔피언의 미소.’ 3일 경륜 한일전 결승에서 우승한 김민철이 시상식을 마친 뒤 트로피를 들고 다른 손으로 ‘승리의 V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챔피언의 미소.’ 3일 경륜 한일전 결승에서 우승한 김민철이 시상식을 마친 뒤 트로피를 들고 다른 손으로 ‘승리의 V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한일 대항전’ 히어로 김민철

한국이 이겼지만 아직 일본선수 한수 위
가족 힘으로 부상 극복…그랑프리 V 꿈


“한일전 우승은 나 혼자만의 성공이 아니다. 앞에서 끌어준 공민우(33·11기)와 뒤에서 받쳐준 박용범(25·18기)의 도움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번 우승은 2주간 함께 훈련한 한국대표팀 전체의 영광이다.”

3일 끝난 경륜 한-일 대항전은 ‘호남선 KTX’ 김민철(34·8기)을 위한 무대였다. 그는 1일 개막전 우승, 2일 경주 준우승, 3일 결승전 우승 등 한일전에서 연대율 100%%를 기록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한바퀴 반을 남기고 벼락 스퍼트로 일본 선수 네 명을 차례로 제치고 독주해 승리를 거뒀다. 경주 막판 역전을 노리는 추입이 아닌 선행 자력승부를 펼쳐 한 수위 로 평가받던 일본 선수들을 압도한 그에게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일전 결승전 우승자 김민철을 ‘HE-스토리’에 초대했다.

- 한일전 우승 소감은.

“한일전이라 감격이 남달랐다. 한국의 모든 경륜 선수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 허리 부상과 발바닥 티눈 때문에 하반기 부진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 같다.”

- 일본 선수들의 실력은 어땠나.

“기본 기량은 분명히 한국 선수들 보다 한 수 위다. 개막 하루 전 지정훈련에서 일본 선수가 적응도 안된 자전거를 타고 10초대의 시속을 찍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번엔 일본 대표에 선행형 선수가 없어 작전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 일본 선수들이 경기장, 규칙, 장비 등 모든 것을 낯설어했을 것 같다.

“특히 자신들의 자전거에 비해 타이어가 굵어 적응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우리도 일본에 가면 일본 방식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그 점은 두 나라 모두 극복 과제다.”

- 결승전 상황을 알려 달라.

“일본 선수 중에 선행형이 없어 주도권을 잡는게 어렵지 않았다. 줄서기가 계획대로 잘 돼 선행을 노리고 있었다. 두 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갈까 했지만 스피드가 좋은 공민우 선수를 믿고 반 바퀴 더 기다렸다. 서둘러 나가면 일본 선수들이 승부 타이밍을 포착할 거라 생각했다. 몸싸움에 능한 박용범 선수가 후미를 마크해 부담 없이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 한 동안 부상으로 고생했는데.

“6월에 허리를 다쳤고 발바닥 티눈 통증 때문에 엉덩이를 들지도 못할 정도였다.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티눈 제거 수술을 했는데 다행히 한일전 때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내년 1월에 마지막 티눈 제거 수술을 한다.”

- 시상식에서 12월 그랑프리 우승을 노리겠다고 했다.

“올해는 편안하고 여유롭게 준비할 생각이다. 매년 그랑프리를 앞두고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 돼 경기를 망치곤 했다. 특히 결승에 진출하면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올해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 두개골 골절 등 큰 부상을 딛고 재기에 성공해 ‘불사조’로 불린다.

“가족의 힘이다. 어린 두 아들과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하면 좌절할 수 없었다. 스스로는 운동선수로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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