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인사이드] 컵스, 릭 렌테리아 감독 영입 ‘염소의 저주’ 풀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1월 8일 07시 00분


■ 초보감독 전성시대

마이너서 지도력 인정 받아…첫 ML 감독
선수육성 탁월…리빌딩 중인 컵스에 적합


시카고 컵스는 1907년과 1908년 월드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이후로 올해까지 무려 105년이나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는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구단 중 가장 오랜 우승 기근이다.

컵스가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해 월드시리즈 무대에 마지막으로 선 것은 1945년이다.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푼 보스턴 레드삭스가 최근 10년 새 3차례나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명문 구단의 저력을 발휘한 것과는 달리 컵스는 여전히 ‘염소의 저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66승(96패)에 그친 컵스는 마이애미 말린스(62승) 덕분에 내셔널리그 꼴찌를 간신히 면했다. 연봉 총액 1억764만달러로 30개 구단 가운데 13위에 올라있음에도 일찌감치 포스트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컵스는 트레이드 마감일 직전 우완투수 맷 가자를 텍사스 레인저스로, 좌익수 알폰소 소리아노를 뉴욕 양키스로 떠나보냈다. 시즌 마지막 날에는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데일 스웨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큰 기대를 걸었던 앤서니 리조, 스탈링 카스트로 등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판단을 내린 엡스타인 단장은 7일(한국시간) 릭 렌테리아를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1961년 12월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하버시티에서 태어난 렌테리아 감독은 198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전체 20번으로 지명된 뒤로 시애틀 매리너스(1987∼1988년), 말린스(1993∼1994년) 등에서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특히 말린스 시절 그의 별명은 ‘비밀병기’였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대타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5시즌 동안 184경기에서 타율 0.237, 4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1998년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렌테리아는 200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레이크 엘시노어 스톰에서 타격코치를 역임했고, 이듬해 감독으로 승격됐다. 5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는 2008년부터 파드리스 코치로 발탁됐다. 2011년 벤치코치로 승격된 데 이어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멕시코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비록 메이저리그 감독 경력은 없지만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에 들어간 컵스의 사령탑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을 받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브래드 아스머스), 워싱턴 내셔널스(맷 윌리엄스), 신시내티 레즈(브라이언 프라이스)에 이어 컵스까지까지 메이저리그 감독 경력이 전혀 없는 인물들을 잇달아 중용했다. 2010년 LA 다저스에서 은퇴한 아스머스는 아이비리그 다트머스칼리지 출신으로 현역 시절 수비형 포수로 명성을 떨쳤다. 2013년 WBC에선 이스라엘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현역 시절 378홈런를 터트린 윌리엄스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올스타에 5번이나 뽑혔고, 2001년에는 김병현과 함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메이저리그 감독으로는 드물게 투수 출신인 프라이스는 단 한 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매리너스와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쳐 2010년부터 더스티 베이커 전 신시내티 감독 밑에서 투수코치로 활약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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