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먼저 일본행 또는 미국행 확정해야 일 진출 시 임대료, 미 진출시 포스팅은 구단 권한 아시아시리즈 끝나는 21일 이후 구체 윤곽 드러날 듯
“전적으로 오승환에게 맡겼다. 오승환에게 먼저 알아보라고 했다.”
오승환(31)의 해외 진출을 허락한 삼성이 행선지와 팀 선택에 있어서도 그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기로 했다.
오승환이 완전한 해외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갖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 진출 시에도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해당 구단과 오승환의 몸값 협상 이전에, 일본으로 진출할 경우 일본프로야구 구단과 삼성이 임대 협상을 해야 하고, 메이저리그(ML) 진출 시에는 포스팅스시스템(공개입찰제도)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삼성은 오승환이 방향과 팀을 먼저 선택하면 거기에 맞춰서 행정적인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왕 오승환을 해외에 보내주기로 한 만큼 선수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동안 일본프로야구에 임대 형식으로 진출할 때는 모두 구단이 먼저 임대될 일본 구단을 정했다. 선수의 몸값 역시 구단끼리 합의 하에 선수에게 통보하는 식이었다. 사실상 선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구단이 일본으로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상황이었다. 1996년 선동열이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할 때 해태는 요미우리와 주니치를 놓고 저울질을 하다 주니치를 택했다. 1998년 해태 이종범과 LG 이상훈이 주니치에 입단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대료는 선동열 3억엔, 이종범 4억5000만엔, 이상훈 2억엔이었다.
2000년 한화 정민철이 요미우리에 임대(임대료 2억엔)될 때나, 2001년 현대 정민태가 요미우리로 이적(임대료 5억5000만엔)하고 한화 구대성이 오릭스로 넘어갈 때(이적료 3억5000만엔)도 구단끼리 합의에 의해 이적료과 선수 몸값이 결정됐다.
그러나 삼성 송상봉 단장은 8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오승환이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더라도 오승환에게 먼저 알아서 구단을 선택하라고 했다. 에이전트도 있으니 알아서 잘 하지 않겠나”라면서 “우리는 오승환이 선택한 구단과 나중에 만나면 된다”고 설명했다. 몸값은 오승환이 선택하고, 삼성은 이후 이적료를 결정하겠다는 태도다.
ML 진출 시에는 다소 다르다. 일본은 구단끼리 알아서 협상을 끝내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지만, ML 진출 시에는 포스팅시스템이라는 절차가 필요하다. 규약상 11월 1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진행하면 된다. 삼성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포스팅을 신청하면, KBO가 ML 사무국에 이 사실을 알린다. ML 사무국이 이를 ML 30개 구단에 공지하면 오승환을 영입하려는 구단들은 입찰액을 ML 사무국에 통보한다. 여기서 최고액을 써낸 ML 구단을 ML 사무국이 KBO에 전하면, KBO가 삼성 구단에 알리는 절차를 밟는다. 포스팅 머니는 삼성 구단이 받게 되고, 이후 오승환이 ML 해당 구단과 몸값 협상을 벌인다. 시일이 다소 걸릴 수밖에 없다.
송 단장은 이에 대해서도 “포스팅시스템은 오승환이 일본으로 진출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다. 오승환이 미국에 가지 않고 일본에 가는데 포스팅시스템 절차를 밟을 이유는 없지 않느냐. 그래서 오승환에게 먼저 알아보고 일본으로 갈지, 미국으로 갈지 선택하면 거기에 맞게 우리 구단도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송 단장은 “우리 구단도 FA 협상도 해야 하고, 아시아시리즈(13~21일)를 위해 대만으로 가야 하고, 할 일이 많다. 오승환 문제는 아시아시리즈 이후에나 윤곽이 잡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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