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아도 못 잡아… 한화 ‘FA 냉가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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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속 구단서 주저앉히기 총력… ‘작년처럼 빈손 되나’ 걱정 태산

올해는 진짜 큰손을 꿈꾼다. 지난해도 꿈은 똑같았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어려운 살림을 온몸으로 떠받들던 에이스를 내준 대가로 두둑하게 실탄을 마련한 것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올해는 다르다’고 큰소리치고 싶지만 다른 팀이라고 눈뜬 봉사일 리가 없는 게 당연한 일.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한화가 냉가슴을 앓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9일 FA 승인 선수를 최종 공시하면서 프로야구 9개 구단은 본격적으로 ‘돈의 전쟁’을 시작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각 팀은 대부분 일단 ‘집토끼 잡기’가 1차 목표다. 16일까지는 원소속 구단하고만 협상할 수 있는 만큼 이때 자기 팀 FA 선수들을 눌러 앉히겠다는 것이다.

거꾸로 한화는 FA 선수들이 다른 팀하고도 협상할 수 있게 되는 17일 0시만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최근 5년간 4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전력을 한 방에 회복하는 데는 외부 FA 영입만큼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떠나면서 남긴 포스팅 금액 2573만 달러(약 273억9000만 원)도 구단 금고에 남아 있는 상태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는 타깃을 미리 정해 두고 영입작전을 준비했다. 올해는 모든 선수가 영입 대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대한 많은 선수를 영입하고 싶다”며 “그러나 선수들이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전체 FA 신청자가 16명이어서 2명까지 영입할 수 있다.

그러나 FA 영입이 곧 장기적인 전력 강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 방송사 해설위원은 “한화보다 앞서 ‘암흑기’를 보낸 롯데 역시 정수근 이상목 같은 외부 FA를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결국 팀 전력을 끌어올린 건 (2군) 상동구장에서 직접 키워낸 선수들이었다”며 “한화 역시 올해 2군 서산구장이 문을 연 만큼 서산에서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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