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깃거리 많던 호반의 결투, 우리은행 웃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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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개막전 신한은행 꺾어
10kg 감량 사샤 20득점 뽐내고 임영희-박혜진 막판 연속 3점포

여자 프로농구 시즌 개막전에서 맞붙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4쿼터 들어서만 다섯 차례 동점을 반복했다. 4000명이 넘는 관중이 꽉 들어찬 10일 춘천 호반체육관은 쌀쌀한 바깥 날씨 속에서 후끈 달아올랐다. 춘천을 상징하는 안개가 코트에도 자욱하게 내려진 듯 승패의 향방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외곽포 2개가 연이어 터지면서 비로소 팽팽하던 승부에 균열이 일어났다. 임영희가 경기 종료 2분 56초 전 3점슛을 터뜨린 뒤 종료 2분 19초 전 박혜진이 다시 3점슛을 꽂으며 우리은행은 83-76까지 달아났다. 결국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을 85-79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최근 끝난 아시아선수권에 태극마트를 달고 출전했던 임영희(12득점)와 박혜진은 26점을 합작했다. 지난 시즌 막판 KB국민은행에서 교체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사샤 굿렛(195cm)은 10kg를 감량해 한결 가벼워진 몸놀림으로 20득점, 7리바운드를 올렸다. 우리은행은 양지희(12득점) 이선화(10득점)까지 공격에 가세해 5명이 10점 이상을 넣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지난 시즌 우승을 통해 선수들의 자신감이 커졌다. 손발 맞출 시간이 없었는데도 집중력을 보여줬다”며 기뻐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인 주부 선수 임영희는 “공격이 잘 안 풀려도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부터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전 라이벌 신한은행을 개막전 파트너로 낙점했던 우리은행 구단주인 이순우 행장은 경기 후 선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격려금까지 지급했다.

신한은행 최윤아는 13득점, 12어시스트, 10리바운드로 생애 첫 트리플더블을 기록했고 쉐키나 스트릭랜은 30점을 퍼부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간판스타 김단비가 3점에 그친 신한은행은 앨레나 비어드의 정당한 블록슛이 파울 판정을 받더니 4쿼터에는 스트릭랜의 3점슛이 스크린에 나선 하은주의 공격자 파울 판정으로 득점 인정을 받지 못하는 등 승부처에서 흐름이 끊긴 대목이 아쉬웠다.

춘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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