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월드컵 여자 500m서 자신의 기록 깨고 금메달 첫 100m 기록 0.05초 앞당겨…후반 레이스도 향상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의 무한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이상화는 10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36초74의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문가들은 이상화가 2012∼2013시즌에 이어 2013∼2014시즌에도 승승장구하는 비결로 첫 100m 스타트의 폭발력을 꼽는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막판 스퍼트도 향상됐다. 김관규 대한빙상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전무는 “100m도 좋아졌지만 마지막 400∼500m가 좋았다. 완벽한 500m 레이스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고 극찬했다.
● 놀라운 스타트, 첫 100m 가속도↑
이상화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500m에서 우승했을 때 첫 100m 랩타임은 10초34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이상화는 100m를 10초20대로 끊고 있다. 게다가 기록은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처음으로 500m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던 지난 시즌 ISU 월드컵 6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선 첫 100m 랩타임이 10초26이었는데, 10개월 만인 이번 대회에선 첫 100m 기록을 10초21로 단축하며 자신이 보유한 종전 세계기록을 0.06초 앞당겼다. 이번 대회 2위 예니 볼프(독일·10초26), 3위 왕베이싱(중국·10초40)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김관규 전무는 “단거리에선 스타트가 중요한데 가속을 빨리 붙이면서 100m에서 좋은 기록이 나오고 있다. 몸무게는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면서 몸을 밀어내는 힘이 좋아진 덕분이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덩치는 작아지면서 배기량(cc)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막판 스퍼트도 좋아졌다!
김관규 전무는 “첫 100m만큼 힘이 떨어지는 400∼500m에서 스케이팅을 잘 했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100m 이후 결승선까지 기록이 26초53이었다. 볼프가 26초92, 왕베이싱이 26초95인 것에 비해 약 0.3초 앞서며 6차 대회 400∼500m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26초54보다 0.01초를 앞당겼다. 스퍼트뿐 아니라 후반 레이스에서 효과적 스케이팅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상화는 시즌을 앞두고 “케빈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1000m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덕분에 500m에서 마지막까지 속도를 유지할 체력이 생겼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무도 “지난 시즌 전까지는 솔직히 400m부터는 조금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있었다면 지난해부턴 속도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속도를 더 내고 있다. 완벽한 500m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