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장원삼(30)은 한국시리즈의 사나이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그는 좀더 강해진다. 그의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3승1패, 방어율 1.89다. 6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그 가운데 팀은 5차례 승리를 거뒀다. 올해도 3차전과 7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3연패에 큰 힘을 보탰다. 삼성과 장원삼은 최고의 파트너다. 삼성은 장원삼을 2009년 말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장원삼은 2010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장원삼은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사는 투수다. 2007년 박명환(LG)의 4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FA 투수 최고액 계약이 예상된다.
삼성에서 행복…FA, 묘한 설렘과 긴장감 KS는 부담됐지만 흥도 나고 재미있었다 7차전 유희관과 대결은 배짱있게 던졌다 오승환 빈자리 느끼겠지만 잘할 수 있을 것
● 한국시리즈는 흥이 나죠! 재미있잖아요?
-3연패를 다시 한번 축하한다. 확실히 넌 한국시리즈 체질인가 보더라.
“감사합니다. 힘들게 이겨서 그런지 더 기분이 좋네요.”
-지난 2년과는 분명 다른 싸움이었다.
“항상 앞서갔는데 대구에서 2패 했을 때는 ‘이게 한국시리즈 맞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느낌이 꼭 시범경기 두 판 한 것 같았죠.”
-3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부담도 컸을 텐데?
“부담 없다면 거짓말이죠. 근데 약간의 부담이 있을 때 공이 더 잘 들어가요. 또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면 없던 흥도 나고 재미있어요.”
-한국시리즈를 즐기는구나!
“즐기는 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냥 재미있어요. 상대팀도 우리팀도 야구를 진짜 열심히 하잖아요.”
-3차전에서 두산 유희관과 맞붙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유희관 공 던지는 것 봤지?
“잘 던지더라고요. 배짱도 있고. 근데 저도 자신 있었어요. 20여 일 동안 오직 3차전에 맞춰 준비를 했거든요.”
-그날 플라이 아웃을 굉장히 많이 잡았다.
“두 가지를 생각하고 던졌어요. ‘2패 중이니까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였고, 두 번째는 ‘빠른 공을 최대한 살리자’는 판단이었죠.”
-잠실구장을 최대한 활용했구나.
“그렇죠. 1회에 던져보니까 직구가 좋더라고요. 자신 있게 던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근데 생각보다 큰 타구가 몇 개 나왔어요. 대구나 목동이었으면 몇 개 넘어갔어요. 운도 좀 따랐다고 봐야죠.”
-한국시리즈에서 강한 이유가 뭔가?
“운이죠. 이긴다는 게 때로는 노력해도 안 될 때가 있더라고요. 제가 한국시리즈에서 6번 선발 나갔는데 팀이 5번을 이겼어요. 운이 따른다는 이야기죠.”
● 한국시리즈 MVP 기회가 왔다!
-7차전까지 갈 거라고 생각했나?
“한순간도 우승을 못할 거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시리즈가 어렵게 가면서 ‘3연패가 쉬운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은 많이 들었죠. 그래서 오히려 더 우승을 하고 싶더라고요.”
-7차전에서 다시 선발로 나섰다. 어떤 생각이 들던가?
“아! 이거 MVP(최우수선수) 기회가 왔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7차전 이기면 시리즈 2승이 되니까 나한테 한국시리즈 MVP를 하라는 기회다. 그런 거죠.”
-참 장원삼답다. 7차전은 또 유희관과 맞대결이었다.
“배짱 있게 던지자. 그게 다였어요. ‘두산이 이겨도 기적이고, 삼성이 이겨도 기적이다’고 하대요. 7차전 같은 그런 승부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일단 배짱이죠. 그날 제가 좀 배짱 있게 던졌죠?”
-네 배짱은 알아줄 만하다. 최대고비는 몇 회였나?
“3회죠. 정병곤이 (최)준석이 형 타구를 놓쳐서 1사 만루가 됐잖아요.”
-어떤 생각을 했나?
“한점으로 막자. 한점만 주자. 왜냐하면 3회니까요. 1대1 동점인데, 점수를 안 주려고 하면 꼬일 수가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