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더 인터뷰] 장원삼 “생애 첫 FA, 서두르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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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11일 07시 00분


장원삼은 2010년부터 삼성에서 뛰었다. 이후 삼성은 4년 연속(2010∼2013시즌)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특히 장원삼은 KS 통산 방어율 1.89를 기록하며 3년 연속(2011∼2013시즌) KS 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2013년 KS 7차전에도 선발로 등판해 5.2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스포츠동아DB
장원삼은 2010년부터 삼성에서 뛰었다. 이후 삼성은 4년 연속(2010∼2013시즌)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특히 장원삼은 KS 통산 방어율 1.89를 기록하며 3년 연속(2011∼2013시즌) KS 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2013년 KS 7차전에도 선발로 등판해 5.2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스포츠동아DB
■ 삼성 3년 연속 우승의 주역 장원삼

삼성에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장원삼(30)은 한국시리즈의 사나이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그는 좀더 강해진다. 그의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3승1패, 방어율 1.89다. 6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그 가운데 팀은 5차례 승리를 거뒀다. 올해도 3차전과 7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3연패에 큰 힘을 보탰다. 삼성과 장원삼은 최고의 파트너다. 삼성은 장원삼을 2009년 말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장원삼은 2010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장원삼은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사는 투수다. 2007년 박명환(LG)의 4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FA 투수 최고액 계약이 예상된다.

삼성에서 행복…FA, 묘한 설렘과 긴장감
KS는 부담됐지만 흥도 나고 재미있었다
7차전 유희관과 대결은 배짱있게 던졌다
오승환 빈자리 느끼겠지만 잘할 수 있을 것

● 한국시리즈는 흥이 나죠! 재미있잖아요?

-3연패를 다시 한번 축하한다. 확실히 넌 한국시리즈 체질인가 보더라.

“감사합니다. 힘들게 이겨서 그런지 더 기분이 좋네요.”

-지난 2년과는 분명 다른 싸움이었다.

“항상 앞서갔는데 대구에서 2패 했을 때는 ‘이게 한국시리즈 맞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느낌이 꼭 시범경기 두 판 한 것 같았죠.”

-3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부담도 컸을 텐데?

“부담 없다면 거짓말이죠. 근데 약간의 부담이 있을 때 공이 더 잘 들어가요. 또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면 없던 흥도 나고 재미있어요.”

-한국시리즈를 즐기는구나!

“즐기는 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냥 재미있어요. 상대팀도 우리팀도 야구를 진짜 열심히 하잖아요.”

-3차전에서 두산 유희관과 맞붙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유희관 공 던지는 것 봤지?

“잘 던지더라고요. 배짱도 있고. 근데 저도 자신 있었어요. 20여 일 동안 오직 3차전에 맞춰 준비를 했거든요.”

-그날 플라이 아웃을 굉장히 많이 잡았다.

“두 가지를 생각하고 던졌어요. ‘2패 중이니까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였고, 두 번째는 ‘빠른 공을 최대한 살리자’는 판단이었죠.”

-잠실구장을 최대한 활용했구나.

“그렇죠. 1회에 던져보니까 직구가 좋더라고요. 자신 있게 던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근데 생각보다 큰 타구가 몇 개 나왔어요. 대구나 목동이었으면 몇 개 넘어갔어요. 운도 좀 따랐다고 봐야죠.”

-한국시리즈에서 강한 이유가 뭔가?

“운이죠. 이긴다는 게 때로는 노력해도 안 될 때가 있더라고요. 제가 한국시리즈에서 6번 선발 나갔는데 팀이 5번을 이겼어요. 운이 따른다는 이야기죠.”

● 한국시리즈 MVP 기회가 왔다!

-7차전까지 갈 거라고 생각했나?

“한순간도 우승을 못할 거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시리즈가 어렵게 가면서 ‘3연패가 쉬운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은 많이 들었죠. 그래서 오히려 더 우승을 하고 싶더라고요.”

-7차전에서 다시 선발로 나섰다. 어떤 생각이 들던가?

“아! 이거 MVP(최우수선수) 기회가 왔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7차전 이기면 시리즈 2승이 되니까 나한테 한국시리즈 MVP를 하라는 기회다. 그런 거죠.”

-참 장원삼답다. 7차전은 또 유희관과 맞대결이었다.

“배짱 있게 던지자. 그게 다였어요. ‘두산이 이겨도 기적이고, 삼성이 이겨도 기적이다’고 하대요. 7차전 같은 그런 승부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일단 배짱이죠. 그날 제가 좀 배짱 있게 던졌죠?”

-네 배짱은 알아줄 만하다. 최대고비는 몇 회였나?

“3회죠. 정병곤이 (최)준석이 형 타구를 놓쳐서 1사 만루가 됐잖아요.”

-어떤 생각을 했나?

“한점으로 막자. 한점만 주자. 왜냐하면 3회니까요. 1대1 동점인데, 점수를 안 주려고 하면 꼬일 수가 있거든요.”

-결국 양의지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한점만 줬다.

“다행이죠. 그날 의지가 5번으로 나왔는데 저에게는 다행이었어요. 두산에서 가장 껄끄러운 타자는 홍성흔 선배거든요. 5번에 홍성흔 선배가 나왔으면 제가 좀더 힘들었을 거예요.”

-6회 2사 후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죠. 주자도 없었고.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경기니까 감독님의 판단을 따라야죠. 근데 곧바로 6회말에 5점이 나고 거의 승부가 결정되니까 좀 아쉬웠어요. 6회 마치고 내려왔으면 승리투수가 될 수도 있었고, 그랬으면 MVP도 기대할 만했으니까요.”

● 삼성에서 뛰는 게 큰 행복이다!

-삼성에서 4년을 뛰었다.


“저에게 삼성은 많은 것을 이루게해준 팀이죠. 다승왕도 했고, 한국시리즈 3연패를 했고, 골든글러브도 받았고요. 좋은 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올해 FA 계약을 남겨놓고 있다.

“묘한 설렘과 긴장감이 있습니다. 야구하고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에요.”

-생각하고 있는 액수가 있나? 그동안 박명환이 받았던 40억원이 선발투수 최다금액인데.

“잘 모르겠어요. 이럴 때는 에이전트가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20년 동안 공만 던졌잖아요. 얼마를 요구해야 하는 건지, 어떻게 계약을 하는 게 맞는 건지 어려워요.”

-삼성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까?

“그러면 좋죠. 근데 서두르지는 않으려고요. 저에게는 생애 처음으로 갖게 된 소중한 기회니까요.”

● 승환이 형 떠나면 지만이가 마무리 하겠죠!

-오승환이 일본이나 미국으로 떠나면 어떨까?


“항상 9회를 기다리며 야구를 했는데, 승환이 형 없으면 어떤 기분일지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선발투수들에게 오승환의 존재는 어느 정도인가?

“진짜 든든하죠. 신 같은 느낌. 승환이 형과 같은 팀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죠.”

-오승환이 떠난다면 내년에는 누가 마무리를 할까?

“안지만 있잖아요. 승환이 형 빈자리가 엄청 크지만 지만이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삼성의 최강 불펜이 조금 흔들리기는 하겠다.

“아무래도 상대팀에서 보는 시각이 다르겠죠. 또 만들고 단련하고 해야죠. 또 새로운 투수가 나올 겁니다.”

-내년 목표는 생각해둔 게 있나?

“올해 2점대 방어율과 15승을 생각했는데, 둘 다 못했어요. 내년에 다시 한번 2점대와 15승에 도전해야죠. 2006년하고 2008년에 2점대 방어율을 했는데 그게 가장 하고 싶어요.”

-올해를 평가한다면?

“못했죠. 13승 했지만 방어율이 4점대니까. 많이 아쉬워요. 8월에는 진짜 정신줄을 놓고 던졌어요.”

-내년에는 100승과 1000탈삼진이 모두 가능하다.

“12승하면 100승이죠. 삼진은 126개가 남았는데 제가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아니라서 모르겠네요.”

-한국시리즈는 내년에도 당연한 목표가 되겠지?

“우승하고 선수들끼리 그런 이야기 한 적 있어요. ‘해태의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과 SK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우리도 한번 해보자.’ 내년에 승환이 형이 없지만 승환이 형 떠나도 우리끼리 뭉쳐서 한 번 더 일을 내보고 싶습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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