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인 선수 첫 유럽무대 해트트릭 2. 3골 호날두 제치고 FIFA홈피 메인 3. 독일 빌트지 평점 1…만점 활약 인정 4. 아스널 등 EPL 빅클럽들 다시 관심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21·바이엘 레버쿠젠)이 데뷔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끝난 친정팀 함부르크SV와 분데스리가 12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교체될 때까지 90여분 간 뛰며 3골1도움을 기록했다. 레버쿠젠의 5-3 승리. 8월10일 프라이부르크전 이후 3개월 만의 정규리그 득점이다. 이날 골 장면은 손흥민이 왜 특급 스타의 자질을 갖췄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날 득점으로 그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같은 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호날두도 레알소시에다드와 프리메라리가 13라운드에서 3골1도움으로 5-1 대승을 이끌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호날두가 아닌 손흥민의 소식을 띄우며 큰 관심을 보였다. 독일 등 유럽 언론들도 손흥민을 경기 MOM(맨오브더매치)에 선정했고, 독일 빌트지는 평점 만점을 부여하는 등 칭찬 대열에 가세했다.
● 생애 최고의 날
출발부터 경쾌했다. 킥오프 9분 만에 상대 문전 왼쪽에서 공을 툭 치고 들어간 뒤 왼발 슛으로 골맛을 본 손흥민은 전반 16분에도 과감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침착한 마무리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국내 선수에게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상대 수비수 2명과 골키퍼까지 모두 따돌린 뒤 득점하는 장면이어서 임팩트는 더했다. 후반 활약도 계속됐다. 2-2로 팽팽하던 후반 10분 동료의 슛이 수비 맞고 흐른 것을 감아 차기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후반 27분 키슬링에게 완벽한 패스로 도움도 올렸다. 해트트릭의 의미는 컸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선수들이 연이어 유럽 무대를 밟았지만 정규리그 해트트릭은 누구도 올리지 못한 대기록이었다. 2001년 설기현이 안더레흐트(벨기에)에서 3골을 몰아친 바 있지만 이는 이벤트 성격의 슈퍼컵이었다. 유럽축구 코리안의 새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현재 손흥민은 독일 내에서 가장 사랑 받는 한국인일지 모른다. 과거 차범근(SBS해설위원)이 그랬다. 프랑크푸르트과 레버쿠젠에서 전성기를 꽃피우며 98골을 몰아쳤다. 하지만 차범근도 정규리그 해트트릭은 기록하지 못했다. 차 위원은 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뛸 때부터 “내 현역 때보다 낫다”며 후계자로 인정했는데, 손흥민은 이날 후계자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주가도 다시 폭등했다. 지난 여름 손흥민이 1000만 유로(약 142억 원)의 이적료로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자 잠잠했던 이적설이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영국 매체 히어이즈더시티는 “아스널과 토트넘 등이 (손흥민에 대해) 계속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을 예고했다. 물론 손흥민이 이적 반년 만에 새 팀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몸값 상승은 당연해 보인다. 이날 경기 후 손흥민은 “매우 행복했다. 함부르크전은 나에게 특별했고, 팀이 승리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