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1라운드 절반이 지났다. 예상대로 남자부는 팽팽한 경기가 속출했다. 9경기 가운데 9번의 듀스세트가 나왔다. 팬들은 즐겁지만 감독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여자부는 IBK기업은행의 전력이 탄탄했다. 2강이라던 현대건설이 뜻밖에 2연패를 당했다. 14일 2연승중인 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 궁금하다.
● 신생팀 러시앤캐시의 볼거리 두 개
남자부 제7구단 러시앤캐시가 5일 대한항공을 상대로 홈 개막전을 했다. 졌지만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러시앤캐시는 두 가지 볼거리를 제공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오고 나갈 때 정장을 하는 드레스코드가 첫 번째다. 또 하나는 경기 뒤 댄스음악에 맞춰 코트에서 추는 단체 댄스. 멋진 몸매의 선수들이 단체로 춤을 추자 팬들도 흥겨워했다. 이미 팀 창단식 때 한차례 선보여 전 직원을 까무러치게 만들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앞으로도 홈경기 때마다 이긴 뒤에는 팬 서비스로 춤을 출 예정이다. 지는 날에는 포토타임으로 대신한다. 선수들의 멋진 춤을 보고 싶다면 홈경기 때 팬들이 더욱 열심히 응원해야 할 듯.
● 초대가수 태진아의 표정이 어두웠던 이유
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러시앤캐시-대한항공 경기 도중 등장한 가수 태진아는 노란색 모자와 옷을 차려입고 ‘동반자’를 불렀다. 팀 색깔과 딱 맞췄다. 초대가수로 온 사연이 있었다. 주말에 상록수체육관에서 공연이 예정됐으나 러시앤캐시가 먼저 대관해 낭패를 볼 뻔 했다. 다행히 러시앤캐시가 양보했다. 태진아는 보답으로 무료공연을 했다.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에 신나서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더 부르려고 했으나 세트 사이 시간은 5분을 넘을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스타 가수가 행사에 나왔다하면 기본이 2곡인데 한 곡만 부르고 퇴장해서인지 떠날 때 표정은 밝지 않았다.
● 외국인 선수의 마음 사로잡기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이라는 외국인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구단의 노력이 눈물겹다. 인삼공사 박태수 사무국장은 2일 흥국생명과 개막전 뒤 조이스의 고향(브라질) 부모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냈다. 귀한 딸을 우리 팀에 2년간이나 보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홍삼 선물도 한가득 보냈다.
대한항공은 마이클의 어머니를 모셔오려고 동분서주한다. 마이클의 어머니는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12월에 초대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게 하려 한다. 마이클은 여자친구와 함께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쿠바 태생의 여자친구는 경기 도중 마이클이 실수를 하면 불같이 화를 내며 라틴계 특유의 리액션을 보여주고 있다.
● 니콜을 보내고 상대팀에 연막작전 편 도로공사
도로공사 니콜이 4일 일본으로 떠났다. 그랜드챔피언스컵에 출전중인 미국대표팀의 요청 때문이었다. 도로공사는 6일 인삼공사 경기까지 뛰게 한 뒤 보내줄 생각이었으나 미국대표팀이 일본에 도착하는 날 함께 보내야한다고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은 대회 보름 전부터 차출이 가능하다. 반면 도미니카공화국 주장인 GS칼텍스의 베띠는 일본에 가지 않고 버틴 채 9일 도로공사 경기에 출전해 팀에 승리를 안겼다. 도로공사는 니콜이 빠진 뒤 2연패를 당했다. 13일에는 흥국생명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1승을 기대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6일 인삼공사와 경기 전 상대 팀 프런트에 장난을 쳤다. 니콜의 출국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경기에 출장할 것처럼 했다. “니콜이 지금 인천공항에서 돌아오고 있다”고 농담하자 인삼공사 프런트는 그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녔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