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점유율도 높았고, 슛도 많았다. 경기 점유시간도 길었다. 하지만 90분 뒤 받아든 건 또 한 번의 패배였다. 대구FC가 10일 전남 드래곤즈와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경기 흐름이 거의 6대4에 가까울 정도로 내용에서 상대를 압도했기에 결과는 더없이 아쉬웠다.
대구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5승11무18패(승점 26)로 13위에 머물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11위 경남FC(승점 32), 12위 강원FC(승점 29)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지만 분위기상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홈 10경기 연속 무승(4무6패). 스플릿라운드(그룹B)로 돌입한 뒤에도 챌린지(2부 리그) 1위와 강등 플레이오프를 갖는 12위 자리는 지킬 것으로 보였던 대구였지만 최근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의 저조한 활약이 골칫거리다. 공간을 만들어가며 열심히 하는데 딱 그 뿐이다. 해결사가 없다. 플레이메이커 레안드리뉴는 득점 없이 3개 도움만을 했고, 아사모아는 4골1도움에 그치고 있다. 산드로는 1골2도움. 외국인 선수 3인방 공격포인트를 모두 합쳐봐야 어지간한 타 팀의 국내 미드필더 기록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렇듯 자꾸 승리를 놓치다보니 심리적으로도 쫓긴다. 구단 차원에서 심리 상담을 통해 선수단에 긍정 기류를 불어넣으려 해도 뚜렷한 해법은 없다. 대구 백종철 감독은 “지금까진 내용에 초점을 뒀지만 이젠 결과를 챙길 때가 됐다. 선수들이 더 절박함을 느낄 것”이라고 했지만 묘안은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