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규정에 대한 확인 차원일까, 아니면 1군 진입 첫 해인 올해 예상 외로 선전한 제9구단 NC에 대한 견제일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들이 12일 오전 11시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실에서 긴급 실행위원회(단장회의)를 연다. 바로 일주일 전인 5일 정례 모임을 가졌던 단장들이 갑자기 다시 만나기로 한 것은 도대체 왜 일까. 이번 모임은 정례 모임을 주관하는 KBO가 소집한 것이 아니라 일부 구단들의 주도에 의한 긴급 회합이다.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단장들이 논의할 핵심 안건은 ‘NC는 2014년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타 구단 FA를 영입했을 때 선수보상 없이 연봉의 300%%만 보상하면 된다’는 규정이 타당한 것이냐, 그렇지 않은 것이냐다. 즉, 회의 소집을 추진한 몇몇 구단은 “선수보상 없이 현금으로만 보상한다는 것은 1군 진입을 앞둔 2013 FA 시장의 경우에만 적용하는 규정이었다”며 “이번 FA 시장에서 NC가 타 구단 FA를 영입하면 보상선수를 내놔야 한다”고 뒤늦게 딴죽을 걸고 있는 것이다.
2014 FA 시장은 이미 개장했고, 16명 FA 신청선수들과 원 소속구단간의 우선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다. FA 선수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들은 현재 진행 중인 2014 FA 시장에서 NC는 전체 구단의 FA 신청선수 수와 상관없이 3명까지 FA를 영입할 수 있고, 이 경우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일부 단장들이 뒤늦게 이 규정의 적용 여부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A구단 단장은 이 사안에 대해 “검토해봐야 한다”며 이 안건이 12일 긴급 회동의 주요 사항임을 인정했다. B구단 단장은 한발 더 나아가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반드시 이번 FA 시장까지 NC에게 혜택을 준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BO의 유권해석은 명확하다. 신생팀 특례조치를 의결한 2011년 6월 21일 정기 이사회(사장모임)에서 ‘신생팀 NC는 2013년, 2014년 FA 선수를 3명까지 영입할 수 있고, 선수보상도 없음을 의결했다’는 것이 KBO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이미 정해져 있는 사안에 대해 몇몇 구단은 왜 뒤늦게 제동을 거는 것일까. 12일 모임을 주도한 일부 구단과 뜻을 달리 하는 C구단 단장은 “NC가 올해 잘 해도 너무 잘한 것 아니냐”는 말로 현 움직임이 NC를 견제하기 위한 것임을 털어놓았다. 야구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덧붙여서 “이번 단장 모임은 NC도 NC지만, 앞으로 10구단으로 1군에 진입할 kt까지 견제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즉, FA 시장이 한창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일부 구단이 뒤늦게 억지논리를 펴는 이유는 선수수급에 관한 한 NC의 전례를 밟을 가능성이 큰 kt까지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