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11월 11일)를 맞아 여자프로농구에서 가장 값진 선물을 받은 사람은 삼성생명 박정은 코치(36·사진)였다. 삼성생명은 11일 경기 용인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2013∼2014시즌 국민은행과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박정은의 선수 은퇴식을 열고 그의 등번호인 11번을 영구 결번시켰다. 박정은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빼빼로를 선물한 것. 이날 박정은은 “기억력이 좋지 않은 편인데 농구를 시작하고 나서 행복했던 순간들이 전부 떠올랐다. 그동안 받았던 사랑이 다시금 전해진 것 같다”며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박정은은 1995년 실업 삼성생명에 입단해 1998년 여자프로농구 원년 이후로도 줄곧 같은 팀 유니폼만 입었다. 프로 15년 동안 정규시즌 통산 486경기를 뛰면서 경기당 평균 13.46득점, 5.48리바운드, 3.65도움, 1.45가로채기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KDB생명과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여자프로농구 최초로 통산 3점슛 1000개를 달성했다. 또 1만7395분으로 역대 최장 출전시간 기록도 세웠다. 선수 시절 박정은은 그의 등번호(11번)만큼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4강에 올랐던 시드니 올림픽을 꼽았다. 그는 “시드니에서 함께 뛰었던 언니들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감정이 집중돼 있었다. 지금의 박정은이 있을 수 있었던 건 그때의 경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정은은 1996년 애틀랜타부터 2008년 베이징까지 네 차례나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최고의 선수 시절을 보낸 그는 이날 “다시 앞머리가 짧았던 커트머리 신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노장 박정은이 아닌 신인 박정은 코치로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시즌 개막전에서 국민은행에 69-86으로 크게 져 박정은 코치의 데뷔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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