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1월 A매치 상대로 유럽 축구 다크호스 스위스를 확정했을 때 여론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리고 화제는 하나로 모아졌다. ‘리벤지(복수)’였다.
한국축구는 스위스와 인연이 깊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1954년 스위스 대회. 당시 한국은 헝가리에 0-9로 대패한 뒤 터키에 0-7로 패해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2006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스위스에 0-2로 무너져 사상 첫 원정 16강행을 4년 뒤로 미뤄야 했다. 오프사이드 실점 논란이 일었지만 결과는 뒤집을 수 없었다.
이번 평가전 킥오프 전날(14일) 입국할 스위스대표팀은 독일 출신 명장 오트마 히츠펠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에 오를 정도로 상당한 전력을 자랑한다. 내년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을 상대로 한 8월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고, 브라질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은 무패 전적으로 통과했다. 특히 방한 엔트리에 7년 전 한국전 골 맛을 본 베테랑 콤비 센데로스와 바르네타 등이 포함돼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에게는 어땠을까. 팬들과 마찬가지로 행복 반, 아픔 반이었다. 홍 감독은 2006년 독일 대회 때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 감독을 보좌해 코치로 활동했다.
태극전사들이 소집된 12일 파주NFC에서 홍 감독은 누군가 ‘7년 전 복수’를 언급하자 “난 2012런던올림픽에서 스위스를 한 번 이겨봐서 괜찮다”면서도 “후배들이 선배들을 대신해 복수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올림픽 홍명보호는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2차전에서 2-1로 승리, 동메달 위업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