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사상 최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라는 올 스토브리그의 ‘숨은 강자’다. 지난해 특별지명 선수 보상금으로 80억원을 지출해야 했지만, 올해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자유롭다. 일부 구단이 잠깐 몽니를 부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FA 영입에서 가장 큰 걸림돌인 보상선수에서도 자유롭다.
NC는 과연 어떤 구상을 갖고 있을까. 배석현 단장은 12일 “실력도 중요하겠지만 젊은 선수에게 존경 받을 수 있는 선수가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3시즌을 앞두고 이호준이 FA로 NC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때 김경문 감독은 “이제 수비는 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4번타자와 팀 리더로도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시즌 초반 이호준이 타격 슬럼프에 빠지자 직접 불러 “네 역할은 덕아웃과 클럽하우스에서 더 중요하다. 타석에서 너무 부담 갖지 마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구단과 김 감독이 FA 이호준에게 바랐던 부분은 전력적 측면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존경받는 팀 리더의 역할이었다.
FA 계약에선 선수의 부상과 노화 외에도 큰 위험성이 두 가지 존재한다. 기존 선수들이 느끼는 위화감, 그리고 이 바탕에서 일어나는 부적응이다. 특히 강팀에서 하위권 팀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을 경우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저하’가 따라오기도 한다. 야수의 경우 앞·뒤 타자가 달라져 영향을 받기도 하고, 투수의 경우 선발이라면 불펜의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NC는 올해 기적적으로 7위를 차지했지만 여전히 약점이 많은 팀이다. FA 선수가 팀보다 자기 성적을 먼저 생각하는 순간, 팀의 화학적 결합은 흔들린다. 그런 측면에서 든든한 주장 이호준, 백업으로 묵묵히 팀을 위해 헌신한 이현곤까지 지난해 NC의 FA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올해도 FA 영입의 최우선 고려요소는 팀을 위한 ‘인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