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를 신청한 선수들은 16일로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이 종료된다. 롯데 강민호, LG 이병규 , 삼성 장원삼 박한이 등은 원 소속 구단과 무사히 협상을 마치고 잔류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물론 아직 ‘하루’라는 시간이 더 남아있다. 협상이라는 것은 양측 조건만 절충이 되면 언제든지 계약을 마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구단과 FA 선수들간에는 적잖은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어 이번 FA시장이 17일부터 새 팀을 찾는 선수들로 ‘풍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일단 FA 빅5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용규는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16일 오전 KIA와의 재협상이 예정돼 있지만 구단과 선수간 의견차가 제법 크다. 확실한 1번타자가 없는 구단 입장에서는 공·수·주를 고루 갖춘 그에게 군침을 흘릴 만 하다. 만약 시장에 나온다면 타 구단의 러브콜이 쏟아질 수 있다.
또 다른 FA 거물 정근우도 SK와 금액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무조건 잡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지만, 금액차를 줄이는 게 첫 번째 과제다. 두산도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등 3명의 FA선수들과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한상훈 이대수 등을 잡아야하는 한화도 내부FA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도 이대형과 의견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FA선수들이 원 소속구단과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원인으로 FA 인플레이션 효과가 있다. 지난해 KIA가 김주찬을 50억원에 데려가면서 전체적으로 FA 기준액이 상승했다. 올해는 강민호가 롯데와 75억원이라는 FA 사상 최고액으로 계약을 마친 사실이 일찌감치 공개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 극심해졌다. 실제 김주찬의 FA액을 기준으로 자신의 몸값을 책정해 제시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그동안 열심히 야구를 해온 보상 차원도 있겠지만 예전과 제시하는 금액 단위 자체가 다르다. 기준이 그만큼 올라가버렸다”고 귀띔했다.
연쇄이동효과도 노리고 있다. 원 소속구단이 한 FA선수를 잔류시키기 위해 협상을 하다가 실패했을 경우 빈 자리에 선수를 충당하기 위해 시장에 눈을 돌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원 소속구단은 선수를 잔류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 실탄을 마련해둔 상태이기 때문에, 몸값을 더 올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은 ‘구단이 한 선수가 빠져나가면 해당 포지션의 선수를 FA시장에서 뽑으려고 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있다”며 “타 구단에서 오퍼를 받는 대어급 선수가 아니어도, 이러한 효과를 노려 시장에 나가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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