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는 출범 이후 기치로 내건 ‘한국형 축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요지는 압박과 공간 확보, 측면을 통한 활로 개척이다. 수비 안정이 1차 조건이라면 미드필드의 유기적인 팀 조율이 2차 조건이다. 그런 면에서 15일 스위스 평가전(2-1 한국 승)은 중원에서 원하던 결과를 냈다. 19일(한국시간) 러시아 평가전 역시 현재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 측면 지배
스위스 평가전 포인트는 좌우 윙 포워드의 빠른 돌파였다.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 많은 활동량으로 측면을 지배하며 스위스의 발을 묶었다. 이들이 창출한 공간이 좌우 풀백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 이용(울산)의 전진을 보장했다. 물론 스위스 풀백들의 오버래핑을 애초에 차단하는 결과도 냈다. 러시아도 스위스와 비슷하다. 발이 빠른 건 아니지만 힘과 조직으로 단점을 상쇄한다. 홍명보 감독도 “공수 조화가 좋아지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 중앙 침투
홍명보호는 원 톱과 섀도 스트라이커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손흥민의 왼쪽 윙 포워드, 김보경(카디프시티)의 중앙 이동은 나쁘지 않았다. 현대 축구는 측면 날개가 사이드 침투에 전념하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측면과 중앙을 커버하되, 외곽에서 문전으로 향하는 대각선 형태의 적극 공격을 요구한다. 홍명보호에서도 가장 많은 포지션 체인지를 시도하는 위치가 공격 2선이다. 자원들도 풍성하다. 남태희(레퀴야), 이근호(상주), 윤일록(서울) 등은 측면과 2선을 모두 커버할 수 있어 러시아 평가전에서 완성도 높은 축구를 기대하게 한다.
● 열쇠(Ki)의 짝
스위스 평가전을 앞두고 시선은 기성용(선덜랜드)의 짝이 누구냐에 모아졌다. 한국영(쇼난 벨마레),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홍 감독의 선택은 장현수(FC도쿄)였다. 중앙 수비수이지만 11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대표팀에선 미드필드로 분류돼 이미 출전이 예고됐었다. 합격 여부는 보류됐다. 무난한 플레이를 했으나 수비진과 호흡에서 몇 차례 실수를 범했다. 다만 새로운 전략 옵션을 찾았다는 점은 긍정의 소득이다. 홍 감독은 “스위스의 높이를 장현수가 무력화시켰다. 수비진의 부담을 줄여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