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50) 감독은 17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구장에 도착한 뒤 한국 기자들과 만나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얘기를 화두로 올렸다. 특히 이날은 원 소속구단과 계약하지 못한 FA 대어들이 줄줄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한 터라 당연히 내년 시즌 각 팀의 전력 변화를 계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은 일단 우선협상 마감일에 하루 앞선 15일 내부 FA 장원삼, 박한이와 계약을 발표했다. 장원삼은 4년간 계약금 30억원과 연봉 7억5000만원 등 총액 60억원에 잔류시켰고, 박한이는 4년간 계약금 10억원과 연봉 4억5000만원 등 총액 28억원에 눌러 앉히는 데 성공했다.
‘혹시나 못 잡을까봐 노심초사하지는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류 감독은 “원삼이는 빼앗길지도 모른다고 걱정한 게 사실이다”고 솔직히 얘기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도 선발투수 연봉이 가장 많다. 원삼이가 (시장에) 나갔으면 무조건 빼앗겼을 것이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삼성은 외부 FA 영입은 없더라도 내부 FA 중 이탈자가 없으니 만족할 법도 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류 감독은 “전력의 30%%를 차지하는 오승환이 없다”며 우는(?) 소리를 했다.
취재진이 “아직 계약하지 않은 최대 FA가 남아있다”며 자신을 지목하자 류 감독은 구장이 떠나갈 듯 웃더니 “난 아무 말 안 할래. 괜히 오해 산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좋∼겠다. 계약금만 30몇 억씩 하고”라며 껄껄 웃었다.
삼성은 이번 아시아시리즈가 끝나면 3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류 감독과 재계약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이룬 류 감독에 대해 일단 최고대우는 약속한 삼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