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정근우를 보냈다. KIA는 이용규를 잃었다. 두 선수를 모두 얻은 팀은 한화다. SK와 KIA가 두 선수의 공백을 최소화하려면, 한화에서 ‘똘똘한’ 보상선수를 데려오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다른 팀으로 이적한 FA(프리에이전트) 선수의 원 소속구단은 해당 선수의 직전 연도 연봉 200%와 보상선수 1명, 또는 보상선수 없이 직전 연도 연봉의 300%%를 받을 수 있다. 정근우와 이용규의 올해 연봉은 각각 5억5000만원과 3억4000만원. 대부분의 구단이 돈 대신 보상선수를 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SK와 KIA는 보상선수 외에 각각 11억원과 6억8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보상선수 선택이다. 두 구단 중 먼저 보상선수를 고를 수 있는 구단은 KIA다. 야구 규약 상, 보상선수 선택은 더 앞서 계약한 선수의 원 소속구단이 먼저 할 수 있는 게 원칙. 그러나 정근우와 이용규처럼 같은 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을 경우, 직전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보상을 시작할 수 있다. 올해 8위였던 KIA가 6위 SK보다 먼저 찍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순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필이면 두 선수가 유독 선수층이 얇은 한화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2차 드래프트 때문에 이미 한화의 보호선수 40인 명단을 받은 상황이라 그 안에서 FA 보호선수 20인과 보상선수 후보를 가늠해봤다”고 귀띔한 뒤 “그러나 쓸만한 선수는 모두 20인에 묶일 듯하다. 그 외의 선수는 누가 먼저 뽑든 큰 차이가 없다. 곧 군에 입대할 선수를 뽑아놓고 2년을 기다리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