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1라운드 남자부는 4강3약, 여자부는 1강5중의 모양새다. 변수는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그랜드챔피언스컵. 여자부에서는 니콜(도로공사)과 베띠(GS칼텍스)가 빠졌고, 남자는 루니(우리카드)가 차출됐다. 도로공사는 니콜 없이 이기는 법을 완성하지 못했지만 차츰 국내 선수들의 응집력이 생겨간다. GS는 경기 스케줄의 이점과 베띠를 최대한 늦게 보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용병 없이 이기는 법을 경험했다. 흥국생명은 3경기 연속 풀세트 혈투를 벌였다. V리그 기록은 도로공사(2011∼2012시즌)와 흥국생명(2009∼2010시즌)이 보유한 5연속 경기이다.
● 승부조작 주역의 복귀, 긴장하라 V리그
2년 전 V리그를 뒤흔든 승부조작으로 구속됐던 전직 선수가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나왔다. 최근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즉시 각 구단에 경고 신호를 보냈다. 암행감찰도 시작했다. 당시 승부조작으로 코트를 떠난 선수들은 새로운 사회생활에 적응하느라 애쓰고 있다. 가장 역할을 해왔던 여자선수는 골프장에서 캐디로 지내고 있고, 한 선수는 네일아트를 배우며 새 출발을 꿈꾸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의 남자선수는 복귀를 희망하면서 모교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그 꿈이 이뤄질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순간의 실수로 젊은 선수들은 많은 것을 잃었다. 혹시라도 옛 정을 생각해서 그 사람을 만났던 선수나 배구 관계자라면 그 사실을 먼저 KOVO에 신고하는 것이 정답이다.
● 건배사 한 번 잘못했다가 잘릴 뻔했던 선수
최근 어느 구단이 회식을 했다. 구단의 높은 사람들이 참가해 선수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는데 문제가 생겼다. 회식 도중 선수단을 대표하는 주장에게 건배사를 하라고 했다. 이런 일이 익숙지 않았던 선수는 “위하여”라고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윗분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저렇게 사회생활을 해서 되겠냐”는 소리에서부터 “그 친구 영 안 되겠네”라는 말까지 이어졌다. 당황한 실무자는 이후 주장에게 미리 건배사를 써주고 암기를 시켰다. 프로선수는 코트에서의 기량과 팀에 대한 헌신으로 평가받으면 되지만 아직도 몇몇 단장은 V리그를 실업배구로 착각한다. V리그가 발전하려면 정책을 결정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할 단장들이 먼저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지만 현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정 반대다. 오직 의전만 신경을 쓸 뿐 정말로 필요한 일은 하나도 알지 못한다. 그러니 배가 산으로 가는 팀이 많다. 이런 단장이 있는 팀에는 미래가 없다. 단장들이 똑똑해야 리그가 발전한다.
● 벌써부터 불거진 심판문제, 징계보다는 사전 교육이 더 중요
1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심판판정 미숙으로 징계가 나왔다. 3명의 심판이 징계를 받았다. 심판 입장에서 보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승패에 연연하는 구단이나 현장은 판정의 미숙에 대해 말들이 많다. 양측의 주장이 일리는 있지만 징계보다는 사전 대비의 효과가 더 크다. 시즌을 앞두고 많은 실전교육을 통해 심판들의 실전감각을 높이고 기량도 늘리는 방안을 먼저 생각했어야 옳았다. “V리그 탄생 때 60만원을 들여 심판교육을 시킨 것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해본 적이 없다”고 베테랑 심판은 하소연했다. 국내에서 벌어진 월드리그 때 심판을 현장에서 교육시키겠다고 했는데, 그 비용마저도 KOVO에서 주지 않아 무산됐다는 소문도 들린다. 프로야구 프로농구는 비시즌 때 몇 억원을 들여 심판들 전지훈련도 한다. 능력이 떨어지거나 판정을 통해 개인적인 이익을 보려는 불량심판은 도려내야 하지만 잘 하려는 심판은 응원하고 메리트를 줘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판과 판정에 대한 존중이다. 오심보다는 팀의 실력과 감독 능력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심판과 판정에 대한 불신은 리그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